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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산책] 김종학 '여름개울'

설악의 원초적 아름다움

[그림산책] 김종학 '여름개울'

'설악의 화가' '꽃의 화가'로 널리 알려진 김종학 화백(79)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캔버스 위에 담겠다는 일념하에 30년이 넘는 세월을 설악산 인근에서 보내며 작품활동을 펼쳐왔다.

산과 들, 평범한 꽃과 풀과 나무, 나비와 벌과 새 같은 설악의 아름다움을 순수하게 표현하는 김 화백은 "그림 그리기란 사람이 자유롭고자 함인데 지금까지 이념의 노예가 되었던 것은 말도 안된다.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을 그리는 것이야말로 화가의 숙명적 책임"이라고 말하곤 한다.

화폭 속 잊혀진 원초의 풍경들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은 그런 화가의 생각과 그림에서 아련한 풍경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의 화면은 한편 유화 안료의 진득진득한 맛이, 때로는 미끌미끌하게 이어지는 터치와 때로는 텁텁하게 짓이기는 터치를 통해 선명하면서도 생명력 넘치게 구현된다.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이는 동시에 그린다는 행위가 아닌 사유, 즉 자연과 내가 일체가 되는 작가의 내면 풍경을 통해 우리 속에 잠자는 자연에 대한 순수한 감정을 일깨우는 일종의 감정이입적인 작업이라고 했다. 이렇게 언뜻 보기에는 거칠고 심지어는 지나치게 소박해 보이는 김 화백의 그림은 작가에게는 설악이라는 거울에 비친 자화상이자 우리에게는 자연에 대한 강렬하고 포근한 이미지를 선사하는 그런 작품인 것이다.

변지애 K옥션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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