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챔피언십 출전은 어려울 것 같다. 당분간 치료에 전념하고 이후 일정은 메이저대회에 집중될 것이다.”
박인비(28·KB금융그룹)의 향후 일정이다. 박인비는 29일 서울 서초구의 더케이호텔서울서 열린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올림픽 금메달, 5대 메이저대회 중 4개 대회 우승) 달성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박인비는 이날 왼손에 깁스를 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표정만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그는 “의사에게 '통증 없이 경기하고 싶다'고 했더니 깁스를 3주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라며 “이후 3주 재활한 뒤에 일정을 조정하려 한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출전은 어렵다. 에비앙 이후 1~2개 대회 정도 출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받게된 포상금 용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인비는 각종 인센티브를 제외하고도 협회와 정부의 포상금 등 대략 4억원이 넘는 거액을 손에 넣었다. 그는 "포상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그에 앞서 그는 "내가 박세리 프로한테 영감을 받았듯 어린 친구들도 내게 영감을 받고 골프를 쳤으면 좋겠다”며 “내 혼자 힘으로 이룰 수 없었고 국민들의 사랑과 지지가 있어 가능했다"는 유의미한 말을 남겼다.
박인비는 일부 외신이 보도한 은퇴설을 "근거없는 추측이다"며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의 향후 일정은 메이저대회로 집중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인비는 “앞으로 일정을 메이저대회에 맞춰 진행하려 한다. 10년 동안 쉴 틈 없이 뛰어왔고 몸이 매주 혹사 당했다. 개인적으로 메이저대회에 강한 것도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이다”며 “내 마지막 숙제인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번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다. 그러나 항상 도전할 것이 남아있다는 것은 기쁘다”고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2세 계획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박인비는 “(2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 이유로 그는 아이를 떼어놓고 선수 생활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를 하는 동안은 아이 계획이 없다. 100%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을 때, 그때 계획하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자신의 정신력중 가장 골프에 적합한 것은 주변에서 무관심하다고 할 정도로 경기에 몰입하는 완전한 집중력이다고 밝혔다.
귀국 후 경포대를 다녀왔다는 그는 당분간은 몸 치료와 휴식을 겸하면서 감사했던 분들에게 인사드리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강원도에서 있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 할머님 두분이 사투리로 축하한다고 말씀해주셨다"며 "다 알아보셔서 놀랬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해프닝이 계속 있을 것 같다. 대중들에게 골프가 널리 알려져 골프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남편 남기협씨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박인비는 "선수생활하면서 남편 내조를 많이 받았다. 고마운 부분이 많다. 남편이 무엇을 하던 서포트해 줄 준비가 돼 있다.
보답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골프 이후 인생에 대해 "아직은 모르겠다"며 "일단 활동하는게 골프 업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스포츠와 관련된 일을 할 좋은 기회가 생기면 그때 열심히 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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