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준비를 하면서 부담도 됐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앞으로 미슐랭 가이드에 나오는 셰프처럼 제 이름을 걸고 요리를 하고 싶습니다."
63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 조은주 부조리장(사진)은 세계 3대 요리대회인 'FHA 컬리너리 챌린지'에서 여성 최초로 금메달 2개를 수상하면서 '스타셰프'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4월 열린 대회에서 조은주 부조리장은 타파스&핑거푸드 부문과 메인 메뉴 부문에 출전했다. 이 대회에서 포르치너 버섯 콘소메를 비롯한 6개의 타파스 메뉴와 특제 크림소스를 곁들여 그릴에 구운 바닷가재와 해산물 메뉴를 선보여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조 부조리장은 지난 2009년 조리기능장 시험 최연소 합격자이기도 하다.
서울 여의도 63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에서 13일 만난 조 부조리장은 "최근 들어 셰프란 직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졌는데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도 시대 흐름에 맞춰 독창성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셰프가 돼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대회에 나가게 된 것은 회사의 전폭적 지원 덕분이었다. 조 부조리장은 "회사에서 국제요리대회에 나가는 것을 많이 지원해주는 분위기였다"며 "선배들이 대회에 나가는 것을 보면서 많이 부러웠지만 막상 대표로 기회가 주어지고 보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스스로의 부족함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됐고, 최선을 다해 자신의 요리를 어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조 부조리장은 대학에서 조리학과를 전공했으며 1999년 63레스토랑에 입사한 18년차 베테랑 셰프다. 당시에는 여성 셰프가 흔하지 않아 사회적 편견 등으로 힘든 일도 많았다. 그는 "지금은 그런 분들이 많이 없지만 당시만 해도 여성들은 곱고 힘들지 않은 요리만 하기를 강요하고 기회를 잘 주지 않는 분들이 있었다"며 "그런 분들과 함께 일하며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전공을 한식에서 양식으로 바꾼 것도 운명적이었다. 조 부조리장은 "대학에서는 한식을 전공했는데 여러 영업장에서 실습하면서 양식을 접하게 됐다"며 "양식은 화려하고 레시피가 정량화돼 있어 재미를 느꼈고 운명처럼 워킹온더클라우드에 입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식 레스토랑에서 근무하지만 막상 집에서는 주로 한식 요리를 해 먹는다.
조 부조리장은 "집에서는 아이가 좋아하는 한식 요리 위주로 해먹는다"며 "텔레비전에 맛있게 보이는 음식이 나오면 즉흥적으로 해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레시피의 계량화.단순화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한식 전공자로서의 전문적 견해도 제시했다. 그느 그러면서 "음식 조리과정을 줄여 누구나 쉽게 해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식이 세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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