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동물원' 발언에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최상기 센터장 반발
"자금.판로개척 등 지원해 매출.고용 늘어 성과 커"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센터장들은 물론 혁신센터에서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관계자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의 이른바 '동물원' 발언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3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국가 공인 동물원'"이라며 폄하했다. 각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전담하고 있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이익과 기술을 독점해 스타트업들이 동물원에 갇힌 동물이 된다는 것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운영하는 센터장들은 물론이고 보육기업들까지 나서서 안철수 의원에게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센터에 대한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발언 수위가 지나친 데다가, 해명 및 센터 운영 방식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거듭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전혀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기 경남창조경제센터장(사진)은 18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안철수 의원이 현장을 제대로 모른 채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고 면담을 요청했으나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다"며 "현장에 직접 가보면 그런 발언은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센터장은 실제 경남창조경제센터에는 160여개 보육기업들이 지원을 받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1년 5개월 운영되면서 투자유치 및 융자 등의 자금지원을 1115억원 받았다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은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는 자금지원과 판로개척"이라며 "현제 창조경제센터는 완벽하진 않아도 자금지원과 판로개척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적으로는 17개 지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난 7월 기준 1135개의 창업기업과 1605개의 중소기업을 집중 지원해 약 3000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냈다. 혁신센터 내 보육기업에서 약 1605억원의 매출 증가 및 1359명의 신규 고용 효과가 있었다.
혁신센터를 전담하는 대기업에 종속된다는 것도 오해라는 해명이 이어졌다.
최 센터장은 "경남센터 내 보육기업 중 친환경접착제를 만드는 제이알이라는 기업이 있는데 지난해 조성한 투자펀드에서 3억원을 유치해서 지금 해외수출을 타진 중"이라며 "화장품용 접착제를 프랑스 로레알에 납품하려고 현재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점자 스마트워치로 주목을 받는 서울 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 닷도 36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냈고, 10여개국에 35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이 가시화 단계다.
최 센터장은 "이 모든 것이 센터에 대해 아직 많이 알리지 못한 탓도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는 지역의 중소기업청, 대학의 산학협력단과 긴밀히 협력해서 지역 창업생태계를 더욱 활발하게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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