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방법을 알려주고 환풍기 속도와 불 온도까지 조절해준다. 집사도 요리 선생님도 아니다. 바로 '스마트 키친'이다. 중국기업인 라오반가전은 이 같은 스마트 키친을 통해 필요한 물품을 집으로 직접 배달까지 해주는 쇼핑 기능까지 추가할 계획이다. 정말 똑똑한 부엌이 선전시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수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중국 가전산업은 13% 성장했다. 선강퉁(중국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거래)이 연말로 다가오면서 선전거래소 상장사 중 스마트화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 메이디그룹(Midea), 거리전기(Gree), 라오반가전(Robam) 등 정보통신(IT) 기업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의 최대 가전기업인 메이디그룹은 최근 일본 도시바의 가전 사업부를 비롯해 글로벌 4대 산업용 로봇업체 중 하나인 독일 쿠카를 인수하는 등 거침없는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스마트 사업 가속화에 나섰다. 메이디그룹은 쿠카와 함께 스마트 가구 제품을 출시하고, 쿠카 상품의 중국 총판을 담당하며 로봇 시장도 개척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화웨이와 손잡고 스마트홈 및 사물인터넷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거리가전은 글로벌 최대 에어컨 전문 기업으로 향후 자체 스마트폰과 함께 연동시킬 수 있는 스마트홈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또 지난 3월 신에너지 자동차업체인 주하이인룽을 인수하면서 전장 사업으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전망이다. 본래 그리가전은 중국 내 에어컨 시장점유율 34%로, 9년 연속 중국 에어컨 생산 및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메이디 28.7%, 거리전기 27.3%로 글로벌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 "배당수익률도 메이디 3.6%, 거리전기 6.7%로 국내 업체들보다 주주환원정책이 빨리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오반가전은 주방가전에 특화된 강소기업으로 스마트 쿠킹 시스템 '로키(ROKI)'를 출시하면서 스마트 키친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주가도 올해 들어 38% 상승했다.
라오반가전은 주방후드, 가스렌지, 오븐을 주력으로 생산하며 중국 내 프리미엄 주방가전 위치를 확보하고 하고 있다.
기존 중국의 가전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성장했지만, 라오반가전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성장해왔다. 특히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중국요리에 특화된 후드 설계로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현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주방후드 보급률은 10%대에 불과하다"며 "도시화 및 소득수준 향상으로 보급률 확대에 따른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schatz@fnnews.com 신현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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