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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에 '해양사업 철수' 요구한 맥킨지, 3년 전엔 '해양사업 주력' 권고

최근 대우조선해양에 해양사업 철수를 권고한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3년 전에는 해양플랜트에 주력해야 한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중장기경영전략 수립을 위해 2013년 상반기에 맥킨지로부터 경영컨설팅을 받았다. 맥킨지는 당시 대우조선해양에 "해양 부문은 2020년까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우조선도 해양플랜트 사업 비중을 높여가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맥킨지는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설계 능력 부족 등을 지적하면서도 "상선 분야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차별화 하고 해양플랜트에 주력하라"고 제언했다.

이같은 컨설팅 결과를 반영해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설계 인력 양성을 위한 마곡 산업단지 입주 계약을 2013년 하반기에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고서가 나온 지 1년 뒤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끊기며 조선업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맥킨지의 전망이 완전히 빗나갔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해양사업 수주액은 2012년 105억달러에서 2013년 81억달러, 2014년 27억달러, 2015년엔 실적이 전무했다. 이때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대우조선해양의 주요 부실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후 3년이 지난 올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의뢰를 받아 국내 조선 대형 3사 컨설팅을 진행한 맥킨지는 이번에는 대우조선해양에 사업성이 떨어지는 해양사업에서 완전 철수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양플랜트 부문은 이미 수주한 계약만 이행한 뒤 아예 접고 상선 부문과 특수선 부문만 남겨야 한다고 권고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맥킨지가 불과 2~3년 뒤 상황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내부 조직관리 등 분야 컨설팅이라면 모르겠지만 전문 분석기관도 아닌 곳이 제대로 시항 전망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맥킨지 보고서에 대해 "기본 가정부터 잘못된 터무니없고 비합리적인 보고서"라고 공개 비판하고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맥킨지는 조선업 구조조정 컨설팅 보고서 초안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독자생존이 힘들다는 결론을 내면서 국내 조선업을 '빅3'에서 '빅2' 체제로 재편할 것을 요구해 논란을 낳았다. ec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