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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투수 100억 시대 열까

스토브리그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11일부터 FA(자유계약선수)들과 공식적으로 접촉할 수 있다. 올 겨울 FA 시장에는 유난히 대어가 많다. 그 가운데도 김광현(28·SK), 양현종(28·KIA), 차우찬(29·삼성)등 이른바 '빅 3' 투수에게 눈길이 먼저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빅 3'는 모두 좌투수들이다. 하나 같이 선발 10승은 따놓은 당상이다. '타고투저' 현상으로 투수들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 상태. 이들은 역대 FA 최대 몸값을 경신할 수 있을까. 종전 최다는 지난해 박석민(NC)이 챙겨간 96억원이다.

이밖에도 최형우(33·삼성), 우규민(31·LG), 이현승(33·두산), 나지완(31·KIA), 김재호(31·두산), 황재균(29·롯데) 등 대형 FA 선수들이 올 겨울 프로구단들의 두둑한 지갑을 노리고 있다.

김광현은 2016시즌 11승8패1홀드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4년 연속 10승을 올린 실력파다. 기대치로 보면 100억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 하지만 부상과 해외 진출 여부가 걸림돌이다.

양현종도 김광현과 비슷한 경우다. 올 시즌 김광현보다 4경기 많은 31경기에 등판했다. 10승12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 역시 문제는 해외 진출 여부. 국내에 잔류한다면 100억원 돌파는 그리 어렵지 않을 듯 보인다.

차우찬은 해외진출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한 차례씩 메이저리그를 노크했다. 몸은 국내에 있지만 마음은 이미 태평양을 건넜다. 반면 차우찬은 한 번도 담장 너머로 눈길을 주지 않았다. 올 시즌 12승6패 평균자책점 4.73을 남겼다.

타자 쪽에선 단연 최형우가 돋보인다. 올 시즌 타율, 타점, 최다안타 등 타격 3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매년 30홈런 100타점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다. 최형우는 올봄 캠프서 120억원을 입에 올린 바 있다.

최근 수년간 한화와 롯데가 FA시장을 떠받쳤다. 한화는 정근우(70억원)와 이용규(67억원), 정우람(84억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지난해 손승락(60억원), 윤길현(38억원)에게 거금을 투자한 롯데도 마찬가지.

한화는 올해 FA 시장에선 빠지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왔다. 왕년의 큰손 삼성도 최근 몇 년간의 잠잠한 기조를 그대로 이어갈 전망. 큰 손 노릇을 할 구단은 KIA 정도다.

FA시장의 열기를 좌우하는 것은 바람이다.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구단이 있어야 선수들의 몸값이 춤을 출 수 있다.
KIA 한 팀 정도로는 태풍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FA시장은 반드시 상식의 틀에 따라 움직이진 않는다. 2년 전 두산이 장원준에게 84억원을 투자할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올 해는 어느 팀이 야구팬들을 놀라게 할까.

texan509@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