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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본 ‘트럼프 시대’의 글로벌 시장 전망

"中.멕시코 관세 강화 ‘무역전쟁’ 우려"
소비자 물품 가격 상승하며 이민자 감소로 임금도 상승 글로벌 성장률 저하 예상에 위험자산 직접적 타격 전망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본 ‘트럼프 시대’의 글로벌 시장 전망
도미닉 로시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글로벌 주식 CIO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본 ‘트럼프 시대’의 글로벌 시장 전망
케이스 웨이드 슈로더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본 ‘트럼프 시대’의 글로벌 시장 전망
마이클 하젠스탑 프랭클린템플턴 인베스트먼트 CIO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본 ‘트럼프 시대’의 글로벌 시장 전망
킴 도 베어링자산운용 아시아 멀티에셋 부문 대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주요 공약인 보호무역과 낮은 글로벌 성장률이 글로벌 증시 등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에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장기적 감세 개편과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은 시장에 안도감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도미닉 로시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글로벌 주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사상 초유의 정치적 불안기를 맞아 세계 2차대전 이후 합의한 조약에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피델리티는 올해 12월과 내년 두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으나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당선자의 보호주의적 공약 실천 등 단기적으로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어 해외 투자자들은 관망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슈로더자산운용은 중국과 멕시코 등의 관세를 높일 경우 무역전쟁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세금인하로 인플레이션율과 금리가 오르면서 미국 경제가 둔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케이스 웨이드 슈로더운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높아진 관세로 소비자 물품 가격이 오르고, 이민 노동력이 감소해 임금도 상승할 것"이라며 "전반적인 영향은 스태그플레이션(낮은 성장률, 높은 인플레이션율)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금융시장에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다. 케이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더 큰 보상을 요구해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고, 주식 가치는 떨어질 것"이라며 "주식 밸류에이션과 배당주의 성과를 지지하던 저금리 기조가 급격히 전환돼 시장에 상당한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보호주의와 낮은 글로벌 성장률로 증시 및 전 세계 위험자산에 타격이 예상됐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시장은 글로벌 무역의 높은 의존도로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법인세 인하가 이런 영향을 일부 상쇄하고, 에너지 및 금융 업종은 규제완화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하젠스탑 프랭클린템플턴 인베스트먼트 글로벌 매크로 CIO는 "기존 자유무역협정(FTA), 미국 재정지출, 인플레이션 압력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 정부 부처 간의 견제와 균형으로 인해 선거기간에 제시된 주장의 일부는 억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공약은 세계화가 불평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그리스 시위와 국민투표에서 시작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사태로 급물살을 탔고, 이번 미국 대선에서 극에 달했다.

베어링자산운용 킴 도 아시아 멀티에셋부문 대표는 "시장에서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강제추방 확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지 등 트럼프의 무역정책을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에 고율관세 부과 공약을 감안하면 신흥시장도 영향을 받고, 유럽연합(EU) 및 일본 등 무역협정도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는 반대로 중장기적 기업과 부자감세 중심의 공격적 세제개편,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 재정정책은 시장에 안도감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