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가 공개한 국산 자율주행차 프로그램 '스누버2'가 탑재된 르노삼성차의 자율주행차 '스누비'가 내년 초 여의도에서 무료 셔틀택시로 운행된다.
자율주행차는 주변도로의 지형·지물과 교통상황 등을 3차원으로 익혀 데이터로 축적해 놓아야 자유롭게 주행할 수 있기 때문에 여의도 셔틀택시 운행은 말하자면 데이터 수집용 시험운행이다.
내년 초 도로주행을 앞둔 스누비를 15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내 뉴미디어통신연구소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스누버(SNUber·
사진)’로 호출해 시승해 봤다. 아직은 캠퍼스 내에서만 앱이 구현되기 때문에 목적지를 ‘서울대 멀티미디어 강의동’으로 입력했다. 건물 안에서 스누비를 호출하고 1층으로 내려오니 거짓말처럼 스누비가 대기하고 있다.
당초 스누버는 밤 늦게까지 공부하다 귀가하는 학생들을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고,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멀리 떨어진 강의실로 이동할 때 태워주고 싶은 마음에서 개발된 차량공유 개념의 자율주행차다. 스누버라는 이름도 서울대 약자(SNU)와 우버(Uber)를 합친 것이다. 그야말로 자율주행차의 탄생 목적에 딱 맞아떨어지는 개념이다.
운전석엔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 연구원이 앉아있지만, 핸들에서는 손을 뗀 상태다. 스누버2는 3차원(3D) 정밀지도를 기반으로 목적지까지 스스로 도로와 보행자를 인식하며 자율주행에 돌입했다. 또 건물 사이사이는 물론 보행자와 차량이 섞이는 이면도로에서도 별다른 문제없이 자율주행을 이어갔다.
또 도로 갓길에 버스가 정차하자, 마주오는 차량이 없는 지 확인한 후 살짝 중앙차선을 넘어서는 형태로 바로 앞 버스를 피해갔다. 한 학생이 도로를 가로 질러 갈 때는 서서히 속도를 줄이는 센스도 발휘했다.
스누버2는 르노삼성차는 물론 셔틀버스와 전기차 등 하드웨어 플랫폼에 관계없이 어느 차량에나 적용돼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임시운행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 서울 여의도 등 도심을 달릴 수 있다.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은 "내년 상반기에 스누비가 여의도역과 국회의사당을 오가며 무료 셔틀택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스누버는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업계가 주도하고 있는 V2X와 결합, 인지 능력이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앞서 스누버는 서울대 관악캠퍼스 안에서 V2X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시연을 한 바 있다. V2X란, 운전 중 도로 인프라 및 다른 차량과 교통상황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기술이다.
이때 길가에 고정된 폐쇄회로TV(CCTV)의 카메라를 활용해 스누버가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보행자 등 돌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동안 고정밀 3차원(3D) 지도와 레이저 기반의 물체인식기술(LiDAR) 등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한 스누버가 SK텔레콤의 차량 통신기술과 만나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서승우 센터장은 “자율주행 차량의 인지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통신 인프라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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