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산기술로 개발된 토종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엑소브레인'이 인간과의 퀴즈대결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성능을 공인받게 됨에 따라 향후 이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지 관심이다.
'엑소브레인' 프로젝트 담당자들은 당장 변호사나 회계사 등 전문가들이 필요한 자료를 대신 찾아주는 전문가 도우미 역할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다양한 산업군에 활용되면 생산성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가 계속되면 한국어 서비스를 넘어 영어 등 외국엇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엑소브레인' 로고
■전문가 도우미로 당장 활용 가능
20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엑소브레인 프로젝트가 지난 2013년부터 10년에 걸쳐 총 3단계로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1단계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엑소브레인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원천기술과 지식을 학습해서 축적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엑소브레인은 지난 18일 열린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 녹화에서 장학퀴즈 상하반기 우승자, 수능만점자, 퀴즈왕 등을 제치고 우승했다. 인간 퀴즈왕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함으로써 1단계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TRI 지식마이닝연구실 김현기 실장은 "단순히 기출문제를 학습시킨 것이 아니라 문제의 의미를 이해해서 사람처럼 정답을 추론하고 정답인지 판단해내는 판단능력을 가지게 한 것"이라며 "해외보다 더 짧은 기간에 큰 성과를 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며 이번 대결 승리는 우리 AI 분야에 한 획을 그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당장 엑소브레인은 실생화에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특허 출원분야에 활용되면 특허 출원을 준비중인 사람이 엑소브레인을 통해 중복된 특허가 있는지, 선행 특허가 있는지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 회계사나 법무사, 변호사 등이 관련 사례를 찾는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상담센터에서도 바로 활용할 수 있다. 24시간, 주7일 상주하기 어려운 금융 관련 콜센터 등에 엑소브레인이 활용되면 이용자들의 문의를 대신 응답할 수 있다.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의 질문에 대한 최적의 답을 추론할 수 있는 것이다.
■2단계 프로젝트 '시동', 원천기술에 응용기술 더한다
하지만 ETRI는 단순한 도우미 수준을 넘어 다양한 산업군에 활용될 수 있도록 엑소브레인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2단계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2단계는 원천기술에 응용기술을 더하는 것이다. 산업영역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오는 2020년까지 엑소브레인을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인 뒤 2020년 이후에는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로도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엑소브레인 3단계 프로젝트 |
구분 |
내용 |
1단계 |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원천기술, 지식을 학습해서 축적하는 기술 확보 |
2단계 |
원천기술을 활용한 응용기술 개발. 실제 산업영역에서 도움되는 언어지능 솔루션 개발 |
3단계 |
국내시장에서 성공사례 발굴, 영어로 서비스 언어 확장해서 글로벌 서비스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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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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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계획은 지난 2011년 인간과 퀴즈대결에서 승리한 IBM의 AI 프로그램 '왓슨'을 연상케 한다. 당시 '왓슨'은 인간과 대결에서 승리함으로써 원천기술을 확보했음을 증명했다. 그 이후에는 원천기술을 어떻게 산업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지 응용기술을 연구했다
5년간 업그레이드 된 '왓슨'은 실제 산업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암 진단 분야다. 태국의 붐룬그라드 국제병원과 인도의 마니팔 병원에서 이미 '왓슨'을 활용하고 있다.
향후 중국 전역의 21개 병원에도 도입될 예정이며 우리나라의 가천대 길병원도 조만간 '왓슨'을 활용할 진료를 개시한다.
ETRI도 2단계 프로젝트로 이처럼 실제 산업분야에 활용될 응용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김현기 실장은 "산업계로부터 엑소브레인이 어떻게 활용되면 좋을지 요구사항을 받아서 분석하고 어떻게 엑소브레인에 적용할 수 있을지, 어떤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정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산업 접목은 2~3년 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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