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中 선전 거래소 풍경
선전증시 A주 80% 외국인에 개방 결정하면서
투자자는 투자처 늘고 기업은 자금융통 쉬워져
벤처붐 중심 선전… 금융株.인프라株 유망 전망
내달 5일 중국 선강퉁(중국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거래) 시행을 앞두고 중국 선전 현지 투자자와 기업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찾은 중국 선전거래소 전광판에 상장된 종목의 주가현황이 흐르고 있다. 사진=박소현 기자
"선강퉁이 시행되면 선전지수가 100~200포인트는 오를 것이다"
-중국 초상증권 관계자 A씨-
"중국 자본시장의 80%가 개방되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다"
-중국 중신증권 제임스 람 센터장-
【 선전(중국)=박소현 박지애 기자】 내달 5일 선강퉁(중국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교차거래) 시행을 앞두고 지난 25일(현지시간) 찾은 중국 선전은 지수 반등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감으로 들떠 있었다.
중국 당국은 중국 증권등기결산공사(예탁원) 선전분사와 홍콩 연합거래소, 홍콩 중앙결산공사와 공동으로 네트워크 점검시험을 거친 뒤 12월 5일 선강퉁을 개통한다고 지난 25일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자본시장의 논리를 따라 중국 본토 투자자로 제한된 선전증시 A주의 80%를 외국인에게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외국인투자가가 중국 선전증시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스타트업.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될 전망이다.
■선전증시 활력 되찾아
중국 선전의 '금융중심지' 복정구 선전거래소 인근에서 만난 현지 투자자, 현지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선강퉁이 중국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주식투자 10년차인 유수광씨(39.회사원)는 "지난해 증시 폭락으로 잠시 주식투자를 쉬고 있었는데 선강퉁이 개통되면 선전지수가 바짝 오를 거라 이를 만회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면서 "또 선강퉁은 본토인이 홍콩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길도 같이 열어주니, 직접 홍콩에 가지 않아서 편하고 홍콩 주식시장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현지 투자자들은 한국의 코스닥 시장과 유사한 중소기업판과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이 몰려 있는 창업판 투자에 기대감이 높다. 현지에서 만난 한 한국인 기업가는 "선전에서는 큰손 자녀들이 투자를 공부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1억~2억원을 쉽게 투자한다"고 귀띔했다.
■투자 활성화에도 촉매제
중국 선전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는 선강퉁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에도 물꼬를 틀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선강퉁이 투자자에게는 성장성이 높은 기업의 '미래'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도 투자처가 더 늘어난다.
중국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투자처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제학자들이 중국 중소기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면서 "최근 선전증시 내 기업에 투자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는데 이런 기대감과 맞물려 선강퉁 개통은 외국인투자가들의 참여를 늘리는 또 다른 물꼬를 튼 셈"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선전거래소는 선강퉁 시행을 앞두고 기업공개(IPO)를 하는 기업들로 매일 붐비고 있다. 올해 선전거래소의 누적거래량은 세계 2위, 전 세계 8위인 시가총액은 선강퉁 이후에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전증시 호재를 기대하는 증권사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현지의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 증권사들은 이미 선강퉁 시스템 테스트를 끝내고 실제 거래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주.인프라주 '유망'
선강퉁 시행 초기 유망종목으로 투자자 대다수는 증권.은행 등 금융주와 하드웨어, 인프라주 등을 꼽았다.
허량씨(35.자영업.주식투자 8년차)는 "선전증시는 개장 초반부터 은행·증권업종이 주도주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번 선강퉁 시행 초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전증시에 상장된 대표적 금융주로는 평안은행, 영파은행, 광발증권, 초상증권, 국신증권, 신만굉원 등이 있다.
다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위험성이 높은 만큼 무분별한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한 한국인 기업가는 "일부 사례이긴 하지만 창업판 상장을 앞두고 매출을 부풀리는 경우도 봤다"면서 "수익을 잘 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투자자의 큰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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