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호무역에 선제대응.. 1억달러에 M&A 성공
국내 대표 강관업체인 세아제강이 미국 내 강관설비를 인수, 보호무역주의가 점차 강화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현지 생산거점을 마련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보호무역 주의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철강업계의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세아제강은 미국 휴스턴 소재 OCTG(유정용강관) 제조 및 프로세싱 업체 두 곳의 자산을 인수한다고 11월 30일 밝혔다. 한국 강관 업체가 글로벌 철강사들의 격전지인 미국에서 OCTG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이다.
세아제강이 자산을 인수한 2곳은 '라구나 튜블라 프로덕트 코퍼레이션(Laguna Tubular Products Corporation)'과 'OMK 튜브'다. 인수 가격은 1억달러(약 11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아제강은 이번 인수합병(M&A)를 통해 제품 생산에서부터 후처리까지 가능한 OCTG 완제품 생산체제를 미국 내에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인수한 설비를 기반으로 미국 내에 새로운 제조법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세아제강 이휘령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미국 OCTG 설비 인수를 통해 미주지역 에너지용 강관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 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아그룹은 철강 시장의 공급과잉에 대처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늘리고 글로벌 M&A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4년 2월 이탈리아 특수강관업체인 이노스텍을 900억원에 인수했고 지난해 3월엔 포스코특수강을 1조원에 인수했다.
또한 세아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세아베스틸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주요 매출처인 국내 최대 특수강업체 세아베스틸은 폭스바겐 등 해외 자동차업체에 제품을 납품하는 글로벌 OEM사와 계약을 체결하며 수익 다변화에 나섰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3·4분기부터 폭스바겐에 부품을 공급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에 납품을 시작했다. BMW, 미국, 일본 자동차 업체에 납품하는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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