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여파로 국내서 디젤차 인기가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 디젤차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정부의 미세먼지 감축 정책과 경유차 규제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국토교통부의 연료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등록된 승용차 126만9175대 중 디젤차는 50만8281대로 41.5%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승용차 125만1881대 가운데 디젤차(55만6694대)비중이 43.4%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1.9%포인트 감소한 규모다. 판매대수도 5만대가량 줄었다.
이에 비해 가솔린 차량의 비중은 전년동기 45.6%에서 올해는 47.3%로 1.7%포인트 증가했고, 하이브리드는 2.7%에서 4.0%로 1.3%포인트 각각 증가했다.
이같은 디젤차의 인기추락은 국산 완성차업체들의 신차판매에서도 나타난다.
현대차가 출시한 신형 그랜저의 연료별 사전계약 비중은 가솔린 73%, 디젤 8%다. 디젤의 경우 당초 현대차가 예상했던 15%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8월 출시한 SM6 디젤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판매된 SM6 5090대 중 가솔린 2.0이 57.7%로 가장 많다. 뒤를 이어 디젤(16.8%), LPG(16.4%), 가솔린 1.6터보(9.2%) 수준이다. SM6의 전 모델인 SM5의 지난해 디젤 판매 비중이 26.2%에 이른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가량 낮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디젤차보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1월부터 10월까지 디젤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 68.4%에서 올해 60.1%로 8.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같은기간 가솔린 비중은 27.7%에서 33.2%로, 하이브리드는 3.7%에서 6.6%로 각각 늘었다.
판매대수로도 디젤차 판매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디젤 수입차 판매 대수는 전년동기대비 16.9% 감소한 11만1716대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의 주력모델들이 정부의 인증취소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각각 54.0%, 38.0% 줄면서 디젤 수입차 전체 판매대수 하락을 이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가솔린차의 연비가 높아지고,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디젤차의 매력이 반감했다"며 "여기에다가 디젤게이트 후폭풍으로 소비자들의 불신이 더해지면서 판매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