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에 따른 내수부진과 맞물려 성장이 정채국면에 직면한 유통업계에 탈출구로 '체험형 쇼핑', '정보기술(IT) 접목 확대, 차별성(개성) 강화,그리고 해외진출이라는 4개 키워드가 제시됐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전문가들은 그동안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형 오프라인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진행돼 온 유통산업의 고급화,대형화 전략이 최근들어 저성장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저성장 시대 맞는 전략 필요"
이에 따라 앞으로는 내수시장에서는 '융합'과 '차별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소비트렌드 창출에 주력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해외공략을 강화해 '유통영토'를 확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 9일 대한상의 주최 유통산업주간 행사의 부대행사로 열린 유통산업전망 세미나에서도 이같은 전문가 의견이 개진됐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미국 AT커니의 안태희 파트너는 아마존의 패션사업을 예로 들면서 “가격과 편의성 중심의 고객의 수요가 앞으로는 차별화와 직소싱, 부대서비스 등 보다 차별화되고 고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가격비교 사이트 등이 활성화되면서 더 이상 기존의 가격과 편이성 위주의 경쟁으로는 고객을 끌어들일 수 없는 만큼 인공지능 등 IT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쇼핑체험을 제공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딜로이트의 김억 파트너는 “국내 유통시장이 여러가지로 한계점에 직면해 있지만 여전히 성장잠재력은 남아 있다”면서 빅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세분화와 차별화된 서비스, 해외시장 진출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외국의 유통채널들은 해외에 평균 4곳 이상 진출해 있다”면서 우리나라 유통업체들은 2곳 정도에 그치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해야 한다"주장했다.
롯데그룹 미래전략센터의 최창희 상무는 ‘일본에서는 백화점들이 더 이상 기존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 없을 정도로 차별화와 뚜렷한 개성을 가진 유통채널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백화점들도 이같은 변화와 혁신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소득과 계층에 따라 고객수요가 다양해고 그 격차가 커지는 만큼 백화점도 타킷층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명품 위주의 고급화 전략을 택할 수도 있고 점차 임대형의 중저가 브랜드 매장을 늘려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융합 통해 체류시간 늘리고 해외진출로 영토확장"
실제로 국내 백화점업계는 이미 발빠른 변신을 하고 있다. 재고상품을 파격할인해 판매하는 아울렛 운영과 출장세일은 기본이고 편집숍 형태의 미니백화점으로 분화하는가 하면 테마쇼핑공간에 입점하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다. 더불어 웨딩 등의 고급의류 렌털서비스 등 각종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유통시장의 차별성 강화는 자체상표브랜드 확대로도 이어진다. 편의점이 대표적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류왕선 상무는 일본 편의점의 도시락 제품을 예로 들면서 “앞으로는 같은 품목이라도 지역상권 특성에 맞게 편의점마다 다른 제품이 출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모든 소비자들을 붙잡으려 하기보다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삼는 전략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전문가들은 여기에다 복합쇼핑몰 등은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쪽으로 매장 콘셉트를 정해 매출 증대로 이어지게 하는 부분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오픈한 신세계의 스타필드 하남과 롯데몰 은평 등은 한 곳에 대형마트와 백화점, 명품 중심의 임대매장은 물론 영화관과 푸드코트, 찜질방까지 들여 고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림으로써 자연스럽게 매출증대를 꾀했다.
롯데백화점이 최근 도입한 '3D 가상현실 피팅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자신에게 맞는 옷을 고르고 있다.
""
온라인과 오프라인 병행전략은 유통시장 발전 측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최근 롯데백화점이 도입한 ‘3D(3차원)피팅 시스템'은 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3D피팅 시스템'은 증강현실기술을 접목해 거울을 통해 여러 벌의 옷을 가상으로 입어볼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