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골프광' 버락 오바마 대통령 기념관 단지에 조성될 최고급 골프장 설계를 맡기로 했다.
우즈가 설계할 골프장은 시카고 남부 미시간호변의 '잭슨 공원' 내 시립 골프장 2개다. 이 곳은 오바마 대통령의 기념관이 들어설 곳이다. 1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은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2개의 골프장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 개최가 가능한 특급 골프장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은 전적으로 우즈의 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 시는 개장한 지 100년이 넘은 유서깊은 골프장 '잭슨 파크 골프 코스'와 '사우스 사이드 골프 코스'를 전장 7300~7600 야드의 18홀짜리 정규 코스와 9홀 파3 코스로 구성된 'PGA급' 골프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공사는 내년 봄 착공에 들어가 2020년에 개장한다는 일정이다. 재설계 비용은 최소 3000만 달러(약 360억원)로 추산됐다.
시카고 트리뷴은 골프장 설계 초안을 토대로 이 골프장의 1번홀 티박스는 오바마 대통령 기념관 본관 건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고 보도했다. 총 5억 달러(약 6000억원)가 투입될 '오바마 대통령 센터' 건립 공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하는 내년에 착공에 들어가 2020년 또는 2021년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 10월 새 사업 브랜드 'TGR'를 출범시킨 우즈는 성명을 통해 이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즈는 "이 프로젝트는 시카고 남부에 놀라운 가능성을 창출해낼 것이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을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우즈는 골프장 재설계 비용 충당을 위한 기금 모금 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지난 8월 시카고 출신 NBC 골프채널 해설가 마크 롤핑 등과 함께 시카고를 방문, 잭슨 파크 골프 코스와 사우스 쇼어 골프 코스를 사전 답사했다. 1899년과 1907년에 개장한 두 골프장은 풍광 좋은 미시간 호변에 자리잡고 있어 최적의 입지다. 하지만 남부가 슬럼화하면서 이용률이 떨어진데다 관리가 소홀해져 지금은 다소 황폐화된 상태다.
골프장을 둘러본 우즈는 처음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어 "골프장 재설계 프로젝트를 주도해달라"는 완곡한 간청을 하므로써 추진이 성사됐다고 트리뷴은 보도했다. 우즈와 오바마 대통령은 각별한 관계다. 2008년에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우즈는 "믿기 힘든 일이다. 오바마는 미국은 물론 다인종을 대표한다. 내 생애 이런 일(유색인종이 백악관에 입성하는 것)이 일어날 것을 늘 기대해 왔다"면서 "내 아버지는 그토록 바랬던 유색인종 미국 대통령 당선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나는 행운아다"라고 격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오바마는 지난 2013년 우즈와 나흘간 골프를 치며 휴가를 보내는데 360만 달러(43억원)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우즈는 지난 2014년에 개장한 멕시코 휴양지 카보 산 루카스의 엘 카도날 골프장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6개 골프장을 설계했다. 롤핑은 시카고 프로젝트에 대해 "우즈가 설계하는 첫 PGA급 골프장"이라며 "우즈에게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름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이 골프장은 PGA투어 플레이오프 페덱스컵 시리즈인 BMW 챔피언십 2021 대회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만일 개최가 성사된다면 오바마 대통령 기념관 개관 프로모션으로 더할 나위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18일 비영리단체 '시카고 공원 골프 연맹(CPGA)' 발족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회장은 롤핑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매뉴얼 시장과 우즈 등이 이사로써 이름을 올리게 된다.
CPGA는 시카고 시립 골프장 시설 개선 및 유소년 골프 프로그램 확대 등에 앞장서게 된다. 하지만 가장 주안점을 두는 사업은 잭슨 파크-사우스 쇼어 골프 코스 재설계 프로젝트를 위한 기금 모금이다. 시카고 시는 비용의 80%를 사적 기금 모금을 통해 마련하고 20%는 세금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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