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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상장으로 원금 회수, 고배당 정책으로 몸값 올리기

MBK파트너스, ‘日 고메다커피’ 상장방식으로 승부수
고메다커피 상장해 60% 수익.. 국내서도 대박 터트릴지 관심
성사땐 PEF 활동 폭 넓어져 늦어도 2017년 5~6월 상장 추진.. IFRS 충당금 해결에도 자신

ING생명 상장으로 원금 회수, 고배당 정책으로 몸값 올리기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을 상장하면서 일본 고메다커피의 상장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한국에서도 이 같은 방법으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일본 고메다커피 지분 100%를 인수해 지난 6월 말 상장을 통해 내부수익률(IRR) 60% 이상을 거둔 바 있다. MBK파트너스가 이번 ING생명 상장에 성공한다면 사모펀드(PEF)의 기업인수 및 자금회수 방식이 다양해지고 국내 공모시장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고배당으로 기관투자가 모집

MBK파트너스는 당초 중국 금융사에 ING생명을 매각하려 했다. 그러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 당국이 자국 금융사들의 ING생명 인수를 불허하자 차선책으로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전환했다. MBK파트너스가 택한 것은 일본 고메다커피의 상장전략인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고메다커피 지분을 100% 인수한 후 지난 6월 말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발행주식 수는 4380만주로 공모가로 환산한 고메다커피의 시가총액은 858억엔가량이다. MBK파트너스는 이 중 2670만주(61%)를 구주매출 방식으로 상장을 통해 매각했다. 주당 공모가로 계산하면 523억엔가량이다.

시장의 관심사는 MBK파트너스가 고메다커피 상장 때처럼 ING생명 상장에서도 그린슈, 이른바 초과배정옵션을 활용할지 여부다. 초과배정옵션은 주식에 대한 초과 청약이 있을 경우 상장주관사가 추가로 공모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옵션이다.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면 상장주관사는 초과배정옵션을 포기하고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해 청약자에게 배부한다. 반대로 주가가 공모가 위로 올라가면 초과배정옵션을 통해 청약자에게 배부하는 것이다.

ING생명에 대한 청약이 초과될 경우 이 같은 초과배정옵션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고메다커피 상장 당시 그린슈를 통해 400만주 발행 여지를 남겨둬 기존 지분 60%를 구주매출하고 초과배정옵션을 통해 10% 추가로 매각, 수익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고메다커피의 원금 430억엔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의 수익을 얻은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메다커피의 상장방식이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성공한다면 ING생명 상장을 통해 PEF의 자금회수 수단이 다양해지는 것은 물론 공모시장에서의 시장조성 기능인 초과배정옵션의 활용도도 높아질 것"이라며 "MBK파트너스는 기존 경영권에 관심 있는 중국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해외투자자를 모집하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에는 고배당의 매력을 강조하면서 수요예측 흥행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PEF가 최대주주일 경우 상장 후 의무보호예수기간을 1년 정도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MBK파트너스는 50% 이하의 지분을 중장기적으로 보유하면서 배당차익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상장에 참여한 전략적투자자(SI)에게 중장기적으로 나머지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IFRS 충당금 문제없어

ING생명은 내년 2월 중 한국거래소에 예비상장심사를 신청한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 패스트트랙을 거쳐 늦어도 4월 중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후 5~6월 수요예측을 거쳐 상장하는 일정이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이 최근 생명보험사들의 이슈인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른 보험금 지급여력비율(RBC) 저하에 크게 상관없다는 의견이다. IFRS17은 보험금, 즉 보험부채를 계약시점이 아닌 결산시점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부채비율을 높인다. 보험사는 부채 증가에 따른 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하는 것. 연금보험 비율이 높은 생명보험사에는 자본확충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도 생명보험업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이지 않다.


ING생명은 고금리 연금상품 비율이 전체 10% 미만이기 때문에 IFRS17에 대한 부담도 작은 편이다. ING생명은 추가 충당금이 4000억원 미만으로 예상되지만 충당금을 쌓는다 해도 270% 이상의 RBC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도 이런 점을 기관투자가들에 최대한 설명할 계획이다.maru13@fnnews.com 김현희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