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12년만에 호주산 소고기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호주산 소고기는 가격과 품질면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압도했지만 최근 공급량이 줄면서 1위 자리를 내줬다.
8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냉장,냉동 합산)은 1만3921톤으로 호주산 소고기 수입량인 1만310톤보다 3611톤이 많았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호주산을 앞선 것은 2003년 12월 이후 154개월 만에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호주산 소고기의 공급량이 줄며 가격이 상승한 반면 미국산은 가격과 공급면에서 안정적인 양상을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호주산 소고기는 최근 수년간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이 줄어들고 있지만 한국 외 중국, 인도네시아, 중동 등에서 수요가 늘면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호주산 소고기의 공백을 미국산 소고기가 메우면서 국내 수입량도 12년만에 최고수준에 도달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가격에서도 미국산 소고기(냉장 갈비살, 100g)는 2015년 이후 최근까지 2891원~2739원 사이에서 큰 변동이 없었지만 호주산 소고기(냉장 등심, 100g)는 2015년 4725원에서 최근에서 5082원으로 7.6%가 상승했다. 소매 판매비중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비중을 빠르게 늘어나 롯데마트에서 판매된 수입 소고기 매출 중 미국산 비중은 2014년 19.8%이던 것이 지난해 32%로 늘어났다.
한편 한우 가격의 고공 행진이 지속되면서 지난 해 11월까지 합산한 국내 소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34만6892t을 기록,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 자료가 제공되는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산 소고기가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유통업체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업체관계자는 "특정국가에 의존하는 수입량이 늘 경우, 향후 또다른 요인에 의한 가격상승이 우려된다"면서 호주산 소고기의 안정적인 확보에 역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수입육 가격 안정화 노력과 병행해 한우 소비 확대를 위한 대규모 한우 판매 촉진 행사 역시 격월로 진행할 계획이다.
최용석 롯데마트 수입육 MD(상품기획자)는 "올해도 호주산의 도축량은 전년 대비 3.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11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호주산을 역전한 것을 신호탄으로 미국산의 강세가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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