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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토마스, 파3홀서 드라이버 잡았던 '짤순이'에서 '롱히터'로 변신 성공

중학교 때만 해도 파3홀에서 드라이버를 잡았을 정도로 비거리 때문에 고생을 했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지금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로 변신했다. 가공할만한 장타력은 특히 올 첫 대회로 치러지고 있는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유감없이 빛을 발하고 있다. 저스틴 토마스(미국)가 그 주인공이다.

토마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 플랜테이션코스(파73)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7타를 쳤다. 사흘 연속 똑 같은 스코어다. 중간 합계 18언더파 201타를 기록한 토마스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를 2타차 2위로 따돌리고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에 프로에 전향한 뒤 2015년부터 풀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토마스는 통산 2승을 거두고 있다. 2016년 11월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렸던 CIMB 클래식에서 이번 시즌 첫승을 거두었다. 당시 그의 우승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작년 10월부터 시작해 최근 2개월간 무려 4승을 쓸어 담을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히데키를 상대로 거두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챔피언조에서 만나게 된 두 선수는 15개월여만의 리턴매치를 갖게 됐다.

토마스의 스윙 특징은 유연한 허리에서 기인한다. 허리의 유연성으로 그는 오른발은 말할 것도 없고 왼발 뒷꿈치마저 들릴 정도로 볼에 강력한 파워를 전달한다. 그러니 스윙아크는 당연히 클 수 밖에 없다. 한 마디로 온몸으로 스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스윙이 그렇게 크게 된 원인은 신장 177.8cm, 체중 66kg의 그의 체격 조건과 무관치 않다. 다소 왜소한 체형으로 투어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이번 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03야드로 이 부문 투어 22위에 랭크돼 있다. 비거리만 놓고 본다면 상위권이다. 하지만 정확성이 늘 문제였다. 온몸으로 스윙하는 선수들이 겪는 공통된 고충이다. 그러나 내리막 경사가 심하고 페어웨이가 넓어 정확도보다는 비거리에 방점이 찍힌 이번 대회 코스는 그의 스윙과 그야말로 최적화가 아닐 수 없었다.

그 백미는 14번홀(파4)에서 나왔다. 305야드인 이 홀에서 그는 원온에 성공했다. 자신은 3번 우드로 티샷을 날리려 마음 먹었는데 드라이버를 잡길 강권한 캐디의 조언을 받아들인 덕이었다. 그린을 향해 날아가던 티샷볼은 핀 6.5m에 지점에 멈춰섰고 그것을 원퍼트로 마무리하면서 이글을 잡았다. 그리고 그것은 2타차 단독 선두에 오른 원동력이 됐다.

가장 어렵게 세팅된 내리막 549야드 짜리 17번홀(파4)에서도 그는 장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티샷을 자그만치 404야드를 날린 것. 이 홀 역대 티샷 최장 기록은 403야드로 그것을 1타 경신한 것이다. 두 번째로 멀리 날린 히데키보다 20야드 이상 앞선 비거리였다. '짤순이'에서 가공할 '롱히터'로 변신에 성공한 토마스가 히데키와의 창과 방패 대결에서 또 다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