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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겪던 건설사 "올핸 본격 도약할 것"

쌍용건설, ICD 대주주 맞은 후 건설명가 재건나서
금호산업, 베트남 사업장 등 자산매각에 재무 좋아져
한라, 잇단 수주로 신용도 올라가고 다시 수주 늘어

지난 수년간 건설경기가 침체기를 겪는 과정에서 경영난에 빠졌던 건설사들이 2017년 정유년을 맞아 재도약을 시작하고 있다. 특히 기업회생절차까지 겪었던 쌍용건설은 해외건설 수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부활을 예고했다. 자금 유동성 악화를 이겨낸 금호산업, 한라 등도 올해 주택사업 확대 등을 내세워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 건설명가 재건 본격 시동

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이 잇따르는 해외 수주 성공으로 건설 명가 재건을 예고하고 있다. 올 10월 창립 40주년을 맞는 쌍용건설은 지난 2015년 초 자산 규모 230조원의 세계적인 국부펀드 두바이 투자청(ICD)을 최대주주로 맞이한 이후 글로벌 건설명가로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두바이에서 총 12억2000만 달러(약 1조4599억원) 규모의 고급건축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 지난 해 1월에는 싱가포르 육상교육청(LTA)에서 발주한 도심지하철 TEL 308 공구를 수주했고, 이어 두바이투자청이 발주한 1억7000만달러(한화 약 2000억원) 규모의 데이라(Deira) 해안지역 복합개발 건축공사 등도 따냈다.

국내에서도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한 '수도권(Ⅱ) 광역상수도 용수공급 신뢰성 제고사업 제2공구'를 1327억원에 수주했고 해양수산부가 발주한 '포항신항 스윌 개선대책 시설공사'를 813억원에 수주하며 턴키 시장 재진입에도 성공했다.

다만 국내 주택 분야에서는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입증된 시공능력에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향후 서울, 수도권, 지방 대도시 등 입지가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정비뿐 아니라 민간 분양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호산업, 자산매각으로 부채 줄여

금호산업은 지난해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KAPS) 지분 매각을 통해 1224억원을 확보하는 등 자금 유동성을 늘려 나갔다. 2015년 말 경영정상화를 이뤘고 지난해엔 재무구조를 개선한 만큼 올해 견실한 영업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금호산업 건설부문은 지난 해 화성동탄2지구 아파트, 부산남천 주택재건축 아파트 등의 분양 및 신규현장 착공에 따른 매출 증가로 주택부문 수익성이 좋아졌다. 부채비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이와 함께 차별화된 시공능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주국제공항 랜드사이드(Landside) 인프라 확장공사를 수주했다. 향후 제주신공항, 김해공항 확장 등 대규모 공항공사 수주로 항공인프라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올해 혁신경영, 신뢰회복, 밸류 체인 확대를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건실하고 강한 기업의 초석을 다지는 한 해를 맞을 것"이라면서 "주택사업에서는 강원도 춘천 소양, 전북 군산 나운동, 충남 아산 모종동에 약 240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라, 꾸준한 수주로 신용평가 상향 조정

자금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한라도 지난 해 신규 분양시장의 호조 가운데 꾸준히 수주 실적을 쌓아가며 기업 신용도를 차츰 높이고 있다. 최근엔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잇달아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평가받으면서 그간 진행하지 못했던 공모사채 발행시장에 재진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라는 지난해 12월에만 '인천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 단지조성공사(301억원)', '동탄(2)경부고속도로 직선화공사 제2공구(614억원)', '위례신도시 오피스텔 및 상업시설 신축공사(663억원) 등 민간 및 공공의 다양한 부문에서 158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에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BBB/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한라 관계자는 "지속적인 실적개선과 차입금 감소 등으로 재무구조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지난해엔 흑자전화에 성공했다"면서 "올해는 지난해 이뤄낸 턴어라운드를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을 공고히 하기 위해 흑자경영 기조를 이어감과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할 것"이라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