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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전망대] 기업 신용 떨어뜨리는 모럴헤저드

[명동 전망대] 기업 신용 떨어뜨리는 모럴헤저드

재무구조가 양호했던 부동산 개발기업 가운데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로 인해 문제를 겪으면서 결국 사채업자로부터 자금까지 융통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명동 기업정보제공 업체인 중앙인터빌에 따르면 A사는 현재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비즈니스호텔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5년 중 토지 매입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인터빌 기업분석부 이진희 과장은 "A사 대표이사 김모씨는 과거 코스닥 B사의 최대주주이기도 했고, 유명 외식업체 C사를 운영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동업자이자 김씨의 처남인 민 모씨가 과거 강남 일대의 유흥업소를 자주 드나들기도 했고, 접대부 여성의 '스폰서' 노릇도 했었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2015년 말 현재 A사의 3년치 누적 순손실액이 약 680억원에 이르는 등 재무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B사는 상장폐지됐고, C사는 회생절차에 들어가기도 했다.

외감법인 D사는 일본계 골프 카트를 생산하는 업체로, 현재 일본 내 4개 골프장에 투자 중이다. 뿐만 아니라 D사 대표이사인 유모씨의 아들이 주축이 돼 청라, 미사, 위례, 하남 등에서 분양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장은 "D사의 관계사인 시행사 E사는 현재 미사지구와 청라지구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데 재무제표 상에 의문스러운 부분이 몇가지 보인다"며 "E사의 2015년 재무제표 상 '지급수수료' 항목이 300억원인데 이는 매우 비정상적인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또 "E사는 개인 2명으로부터 38억5000만원을 차입했는데 이들 2명에게 지급하기로 한 이자율이 무려 24%에 이른다"면서 "이는 사채시장에서나 가능한 일이기에 이들 2명은 사채업자이거나 사채업 관계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회사가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더라도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게 만드는 사람의 도덕성이 결여돼 있다거나 사채업자로부터 자금을 융통하면 결국 많은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과장은 "기업인의 모럴 해저드는 기업 신용을 떨어뜨리는 첫번째 요소"라며 "과거 테헤란로 일대 유흥업소, 일명 '텐프로'의 손님 중 절반은 시행업자, 은행원 등 부동산 개발 관련자라는 소문도 있었다"고 전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