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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마음, 왕훙으로 잡아라" 유통업계 ‘춘제 마케팅’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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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견 화장품업체인 A사는 지난해 3월 중국판 파워블로거(왕훙)를 초청해 '한방뷰티 투어'를 벌였다. 행사에 참가한 왕훙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국 전역에 활동 과정을 생방송했고, 시청자는 25만명이었다.A사는 생방송 후 녹화 동영상까지 합치면 누적 시청자 수는 31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행사는 곧바로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한달여 뒤인 지난해 5월 노동절 연휴기간에 A사 한방샴푸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70%나 급증했다.

중국판 파워블로거인 '왕훙'을 향한 국내 유통업체들의 '구애'가 뜨겁다. 화장품 등 뷰티업계에서 시작된 '왕훙 마케팅'이 면세점과 백화점업계 등으로 확산되며 유통업계에서 '중국매출=왕훙'으로 불릴 정도다.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과 매출이 집중되는 춘제(중국 설), 노동절, 중추절(중국 추석) 등 황금연휴 대목을 앞두고는 유통업체들이 왕훙 모시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몸값도 치솟고 있다.

22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춘제 연휴를 앞두고 유통업체들의 '왕훙 마케팅전'이 가열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16일부터 1주일간 왕훙들을 초청해 행사를 개최했고, 신세계백화점은 23일부터 왕훙 초청행사를 할 예정이다. 이들의 일정은 면세점이나 백화점 쇼핑, 각 매장에서 메이크업 체험을 비롯해 한복 체험 등 전통문화 투어, 가로수길이나 경리단길과 같은 한국의 명소 탐방 등으로 짜여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최고급 호텔 숙박과 호텔 스파에서 마사지 서비스까지 제공되기도 한다.

국내 업체들이 이처럼 왕훙들을 극진히 대접하는 이유는 이들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중국판 SNS인 웨이보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국 전역에 생방송되기 때문이다.
톱클래스의 왕훙들은 연예인 같은 대우를 받기도 하는데 100만명의 팔로어를 자랑하는 여성 왕훙인 반유윤씨는 실제로도 연예인 뺨치는 미모로 웬만한 톱스타보다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왕훙 마케팅을 통한 싼커 유치 활성화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유커 감소 등 '중국 리스크'를 해소할 대안으로도 의미를 두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싼커는 중국 정부의 여행통제 등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