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풍 포차 프랜차이즈 '포차어게인'
비 내리는 날 콘셉트 감성 돋는 인테리어
2030세대는 아날로그 소품 배경 인증샷
40대 이상 중년은 추억을 안주 삼아 한잔
#. 3040세대는 향수를 즐기고 20대 젊은층은 색다른 분위기에 만족스러워합니다. 특히 비오는 매장 콘셉트에 대해 운치가 있다며 좋아들 합니다.(포차어게인 박태영 강남본점 점장)
#. 내부가 옛날 분위기로 꾸며져 젊은 시절 친구들과 종종 이곳을 찾습니다.(30대 직장인 배준열씨)
포차어게인은 테이블 위의 처마에서 물줄기가 흘러내리도록 해 비 오는 날 야외 포장마차에서 술을 즐기는 낭만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서울 역삼동 포차어게인 강남본점에서 손님들이 낭만을 즐기며 음식을 즐기고 있다.
'추억의 셀프 포차' 등 포차어게인의 메뉴판
고단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 부담없이 들르는 포장마차. 이렇듯 포장마차는 생활에 쫓기고 삶에 치여 사는 서민들의 애환과 한숨이 담긴 공간이다. 6·25전쟁 후 등장한 포장마차는 시대상을 반영하며 꾸준히 서민들에게 한자락 품을 내주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맞은 요즘에도 포장마차는 길거리의 '방앗간' 역할을 하고 있다. 숨막히는 일상 속에서 현대인들에게 향수와 감성 등 아날로그적인 정서를 자극하며 '존재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복고 열풍을 등에 업고 흔히 요즘 대세로 떠오르는 서울 강남역 인근의 프랜차이즈 포장마차 '포차어게인'을 찾아봤다.
■3040세대 향수에 젖고, 20세대 감성에 빠지고
지난 1월 31일 오후 7시. 서울 강남역 부근의 포차어게인 강남본점은 설 연휴가 끝나고 첫 출근날 비교적 이른 시간인데도 35개 테이블이 만석이었다. 떡볶이와 순대 등 셀프 포차 메뉴를 구매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복고 분위기의 소품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젊은 여성도 여럿이었다. 박태영 강남본점장은 "보통 오후 6시에서 7시 정도면 자리가 모두 찬다"면서 "강남이다 보니 색다른 분위기를 즐기려는 20대 젊은 손님들도 많다"고 전했다.
외식프랜차이즈 전문기업인 가업FC가 운영하는 실내포차 브랜드 '포차어게인'은 실내주점에 포장마차를 접목한 복고 콘셉트의 주점이다. 복고풍의 '비 내리는' 분위기로 꾸며 3040세대는 물론이고 감성적인 20대 젊은층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247㎡로 구성된 강남본점은 35개의 테이블과 함께 손님들이 직접 떡볶이나 순대, 어묵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넓지 않은 공간인데도 다양한 인테리어와 소품으로 1970~1980년대 길거리 분위기를 연출해 손님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여기에 실제 포장마차처럼 꾸며진 테이블 위 처마에는 물줄기가 흘러내려 비 오는 날 야외 포장마차의 낭만이 느껴졌다.
박 점장은 "1970~1980년대 거리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소품이 감성과 향수를 자극하며 3040세대는 물론 20대 젊은 손님들도 많이 찾는다"면서 "20대 젊은이들은 신기함을, 3040세대는 향수를 즐긴다"고 설명했다. 40대 직장인 조민규씨(가명)는 "옛날 포장마차 느낌에 메뉴도 다양해 좋다"면서 "특히 비 오는 콘셉트여서 비 오는 날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하는 운치가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박 점장은 "입소문이 나면서 내국인은 물론이고 일본인, 중국인 등 해외 관광객들도 점점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경쟁심화...'차별화'가 관건
복잡다기한 디지털 시대에 염증을 느껴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확산되면서 주점 시장의 '복고' 바람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더구나 '응답하라' 시리즈와 무한도전의 '토토즐' 등TV프로그램 영향으로 젊은 세대까지 복고 시장에 가세하면서 복고 콘셉트의 주점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복고 주점은 20~30대에는 감성을 자극하고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는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폭넓은 고객층을 불러모으는 것이다.
이처럼 복고풍의 인테리어 콘셉트를 갖춘 주점, 실내포차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으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B급, 슈퍼마켓 등 개성 강한 인테리어가 최근 복고풍 주점이나 실내포차의 특징이다. 포차어게인과 삼구포차 등은 만국기, 영화 포스터, 우체통, 공중전화 등 1970~1980년대를 연상케 하는 소품을 곳곳에 활용해 옛날 영화 세트장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OK포차의 경우는 B급 카피가 눈에 띄는 각종 홍보물로 튀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슈퍼마켓 콘셉트를 접목하는 곳들도 있다. 맛잡이슈퍼, 아맛나슈퍼, 맛나슈퍼 등은 '추억의 불량식품'인 아폴로, 쫀드기, 건빵 등을 쌓아 놓은 매대에서 원하는 간식거리를 1000원에 사먹을 수 있도록 해 복고적 분위기에 재미까지 더했다.
아맛나슈퍼 관계자는 "'응팔'의 영향으로 요즘 대학생들도 HOT와 젝키 노래를 즐겨 들을 정도"라면서 "TV에서만 보던 복고 분위기를 포차 주점에서 실제로 접하며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포차나 주점 브랜드가 증가하면서 복고와 B급, 슈퍼마켓을 넘어 자신만의 색깔을 담아 낸 브랜드도 눈에 띈다. '비내리는 길거리 포장마차'를 표방한 포차어게인은 실제 매장에서 비가 내리는 독특한 분위기로, 삼오칠싸롱은 외식업에서는 흔히 시도하지 않는 채도 높은 파란색에 옛날 롤러스케이트장과 야구장 펜스, 에디슨 전구 등을 접목한 카페풍 인테리어로 차별화를 꾀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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