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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도심속 광산'서 세계 최초로 리튬 대량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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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리튬 상업생산.. 천연 제품과 동일한 성능
고순도 리튬 추출시간 단축.. 회수율 80% 이상으로 높아
향후 연산 4만t까지 계획

포스코 '도심속 광산'서 세계 최초로 리튬 대량 생산

포스코 '도심속 광산'서 세계 최초로 리튬 대량 생산
포스코는 2차 전지 핵심원료인 탄산리튬을 연간 2500t씩 생산하는 'PosLX' 공장 준공식을 전남 광양제철소에서 7일 가졌다. 이날 송재천 광양시의회의장, 정현복 광양시장, 우기종 전라남도 부지사, 권오준 포스코 회장, 이웅범 LG화학 사장, 조남성 삼성SDI 사장(왼쪽부터)이 공장가동 버튼을 누르고 있다.

'세계 최초로 도시 속 광산에서 리튬을 캐낸다.'

포스코가 폐기된 배터리에서 리튬을 뽑아내 상용화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생산된 리튬의 순도는 99.9%로 천연 제품과 성능이 동일하다. 이로써 모바일 기기 및 가전제품 주요 생산국인 한국은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의 전량 수입국에서 생산국으로 전환됐다.

리튬은 그동안 해외 광산이나 염호(바닷물처럼 짠 호수)에서 원료를 채굴해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원료 채굴장소가 한정돼 그동안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7일 포스코가 전남 광양제철소 내에 구축된 탄산리튬 생산공장 'PosLX(POSCO Lithium Extraction)'를 전격 가동하면서 한국은 '도시 속 광산'인 폐기물 더미에서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됐다. 그동안 리튬은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왔지만 포스코가 연간 2500t의 대체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 향후 연간 4만t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리튬 수입국에서 생산국 전환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확보한 기술은 인산리튬을 화학반응을 통해 안정화된 리튬 구조물인 탄산리튬으로 전환시켜 대량생산하는 공법이다. 포스코는 PosLX에 사용되는 원료인 인산리튬을 폐2차전지 재활용업체로부터 전량 공급받음으로써 환경 이슈인 폐2차전지 재활용 분야에서도 한발 앞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또 평균 12~18개월이 소요되는 기존 자연증발식 리튬추출법과 달리 최단 8시간에서 길어도 1개월 내 고순도의 리튬을 추출해낼 수 있다.

리튬 회수율 역시 기존 30~40%에서 80% 이상으로 높아져 우수한 경제성을 자랑한다. 리튬 순도도 99.9%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며 수산화리튬, 칼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병행 생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포스코는 현재 리튬추출 관련 100건 이상의 국내·해외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포스코는 신기술을 적용해 자연상에 존재하는 해외 염수에 함유된 인산리튬에서 탄산리튬을 생산하는 방식으로도 적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등 특정 국가에 존재하는 염수는 자원 확보가 쉽지 않은 게 단점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국가는 천연의 리튬광산이나 염호에 담긴 염수를 자연증발시켜 리튬 원료를 확보해왔다. 자원 민족주의의 태동과 함께 해외에서 리튬 원료를 수급하기가 쉽지 않았다.

김종주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적 2차전지 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주원료인 배터리용 탄산리튬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포스코가 배터리용 탄산리튬을 자체 생산함에 따라 2차전지 제조기업들이 원료 걱정 없이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권오준 회장의 성과물 평가

이번 리튬 국내 생산은 지난달 3년 연임에 성공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성과물이다. 포스코의 첫 이공계 출신 최고경영자인 권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신성장동력의 일환인 리튬사업을 세계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해왔다. 최근 미래 성장동력 확보, 비철강 부문 등을 직접 챙기며 그룹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리튬사업은 더욱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권 회장은 이날 국내에서 처음 생산된 리튬을 한움큼 손에 쥐면서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많은 제약과 난관에도 오늘의 결실을 맺게 된 것은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비전과 열정이 뚜렷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튬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사용되는 배터리뿐만 아니라 유리 제조, 윤활유 첨가제, 항공기 합금 등 다양한 목적으로 쓰인다. 2025년에는 10만t가량 공급부족에 시달릴 수도 있다. 이처럼 리튬이 각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성장의 기대 때문이다. 전기차에 대당 40~80㎏의 리튬이 필요한데 전기차에 소모되는 리튬 양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것보다 4800배가량 많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리튬을 일컬어 '새로운 석유'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원자재'라고 평가했다.


현재 리튬 수요는 모바일전지, 유리, 윤활유 등의 기존 시장이 85%를 차지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15%에 불과한 전기차용 리튬 수요가 2025년쯤에는 6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10년 후 리튬 전체 수요는 지금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