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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버가 우버랑 비슷하다고?..우버, 서울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딴지

우버, 서울대 대상으로 "스누버의 영문은 물론 한글 이름도 쓰지 마시오"
 

글로벌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UBER)가 서울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도심형 자율주행차 스누버(SNUver)에 대해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고 나섰다. 우버와 스누버의 명칭이 혼용될 수 있는 만큼, 영문명 ‘SNUver’는 물론 국문명 ‘스누버’까지 사용하지 말라는 게 우버 측 주장이다. 하지만 스누버는 서울대(SNU) 약자를 따온 ‘SNU 자율주행(Automated Driver)’을 줄여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와 관련,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법원 판례 등에 비춰봤을 때, 스누버와 우버란 이름 사이에 상표 유사성이 없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우버가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를 대상으로 모든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며 압박하고 나선 것은 차량공유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시장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스누버와 우버의 서비스 목표가 자율주행차 제조가 아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기반의 차량공유’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측의 신경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스누버가 우버랑 비슷하다고?..우버, 서울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딴지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가 지난해 11월 15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공개한 도심형 자율주행자동차 '스누버2(SNUver2)'. /사진=박범준 기자

■"우버와 스누버가 같은 이름?"…법조계 "상표 유사성 없다"
스누버 개발을 주도하는 서울대 서승우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은 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뉴미디어통신공동연구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버 측 법률대리인으로부터 받은 ‘우버(UBER) 상표권 침해행위 중지 요구’란 제목의 내용증명을 공개했다.

앞서 우버 측은 지난해 7월에도 한 차례 ‘스누버(SNUber)’란 명칭을 사용하지 말 것을 서울대에 요청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11월 스누버가 처음으로 공개될 당시, 일부 언론과 학생들이 SNU와 우버(UBER)를 합친 ‘SNUber’로 잘못 사용하면서 오해가 불거진 것이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서울대는 SNUber란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다”며 “스누버의 영문명도 SNUber가 아닌 SNUver”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럼에도 우버 측은 지난달 25일 두번째 내용증명을 보내 SNUver는 물론 한글이름인 스누버까지 사용하지 말 것을 서울대에 요구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가능한 모든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란 게 우버 측 입장이다. 이에 서 교수는 “상표권 전문 변호사 및 변리사 등을 통해 기존 대법원 판례 등을 분석한 결과, 스누버와 우버의 이름은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앞으로도 스누버란 이름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스누버란 이름을 지키기 위해 우버와의 소송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표> 서울대 도심형 자율주행차 ‘스누버‘ vs. 글로벌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상표권 침해 공방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 글로벌 차량공유업체 ‘우버‘
스누버(SNUver) 서비스명 우버(UBER)
-차량에 탑재되는 자율주행SW개발 주요 현황 -스마트폰 앱 기반 차량공유 서비스
-스마트폰 앱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자율주행차 공유 등도 시범사업 중
-서울대(SNU)+Automated Driver 조합 상표권 침해 -스누버(국문)·SNUver(영문) 사용 중지(내용증명)
-"스누버와 우버의 상표 유사성은 없다" -"우버(UBER) 상표권을 침해했다. 법적소송 불사"

스누버가 우버랑 비슷하다고?..우버, 서울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딴지
완전자율주행차(레벨4)에 가까운 '스누버'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스누버(SNUver)'로 차량을 호출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사진=김미희 기자

■자율주행SW·차량공유 서비스를 둘러싼 경쟁 본격화
현재 기업가치가 800억 달러(약 91조6240억 원)에 이르는 우버가 아직 상용화에 이르지 않은 스누버를 압박하고 나선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버도 자율주행SW를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스누버의 자율주행SW 수준이 완전자율주행(레벨4) 진입 직전이란 점 △스누버와 우버 모두 도심형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차량공유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는 점 △‘2020년 완전자율주행차 공유시대’를 앞두고 국내외 업체 간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 등이 두루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스누버는 스마트폰 운영체제(OS)처럼 기존 상용차 업체가 생산한 차량에 탑재하면 자율주행차로 전환할 수 있는 SW다. 최근엔 3차원(3D) 고정밀지도와 이동체 탐지·추적, 충돌위험 회피 기술을 비롯해 좁은 길 주행과 도로 표지 인식 등 기술 수준이 한층 높아진 ‘스누버2’도 공개했다. 서 교수는 “올 하반기부터 스누버2가 탑재된 르노삼성차 차기모델 ‘스누비(SNUVi)’가 서울 여의도역과 국회의사당을 오가며 무료 셔틀버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