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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게임사 '3N', 모바일 날개 달았다...일제히 사상 최고 실적

빈익빈 부익부로 쏠림현상은 문제로 지적 

소위 '3N'으로 불리는 한국 대표 게임 3사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놨다.

국내 게임시장이 급속히 모바일로 무게중심을 옮긴 가운데, 3N은 일제히 모바일 사업으로 성장의 날개를 폈다.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타를 정확히 짚었다는 것이 실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러나 대표 게임사 3N으로 게임시장의 솔림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3N, 모바일로 날았다
10일 넥슨은 도교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엔화 기준으로 매출 1831억2800만엔(약 1조 9358억원), 영업이익 406억6100만엔(약 429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넥슨은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엔화로 실적을 공시한다.

엔화로 계산하면 매출은 전년대비 4%, 영업이익은 35%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엔화 강세의 영향이다. 일본이 아닌 지역에서 매출의 90% 이상을 벌어들이는 넥슨은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실적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엔화 강세의 영향을 감안해 일정환율을 적용하면 넥슨의 매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7% 감소했다. 한화를 기준으로 보면 연간 실적은 사상 최대다.

넥슨은 2016년 매출 2조원 달성을 기대했지만 환율 때문에 눈 앞에서 2조클럽 입성을 놓친 셈이다. 따라서 게임업계 처음 연 매출 2조원 시대는 올해를 기약해야 하는 숙제로 남겨뒀다.

넥슨의 실적은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 '피파온라인3'에 모바일게임 '히트', '메이플스토리M', '삼국지조조전 온라인'의 선전에 힘입은 것이다. 실제 넥슨의 모바일게임 매출은 45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모바일게임으로 전환이 가장 빨랐던 넷마블도 지난해 연간 매출 1조 5000억원을 돌파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 1조5061억원, 영업이익 295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4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31% 증가했다. 넷마블의 실적은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스톤에이지' 등의 모바일게임이 견인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국내에 출시된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2주만에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엔씨소프트 역시 모바일게임으로 체제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엔시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9836억원, 영업이익 32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38% 증가한 수치다. 엔씨소프트의 사상 최대 실적은 '리니지', '리니지2' 등 기존 온라인게임의 안정적인 수익에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더해지면서 만들어낸 결과다. 여기다 넷마블에 제공한 리니지의 지적재산권(IP) 로열티가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들어왔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엔씨소프트가 넷마블보다 장사를 더 잘했다.

국내 대표 게임사 '3N', 모바일 날개 달았다...일제히 사상 최고 실적
리니지2 레볼루션 이미지.

■게임업계 부익부 빈익빈…허리가 사라졌다
3N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4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2015년을 기준으로 국내 게임 시장 전체 규모는 10조7223억원이다. 전체 시장의 절반을 3N이 차지하고 있는 구조다.

2015년 3N의 전체 매출이 4조원대로, 전체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 였던 것을 감안하면 3N으로의 매출 집중이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 게임업계 부익부 빈익빈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5년 기준 연 매출 1억원 미만의 국내 게임사 비중을 조사한 결과, 전체 885개 국내 게임 제작·배급사 중 82%에 달하는 726개사가 연 매출 1억원 미만의 영세사업자로 집계됐다. 나머지 게임사들도 대부분 연간 매출이 100억원 미만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 게임사 3N가 국내 게임시장의 절반을 주도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는데 반해, 연 매출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부분의 게임사들과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시장의 균형적 성장을 이끌어갈 중간계층 기업들이 자취를 감춘 셈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온라인게임이 유행하던 시절에는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게임사들이 있었다"며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되면서 영세 개발사는 늘고, 수익의 대부분은 대형 게임사들이 독식하는 상황이 돼 국내 게임산업의 불균형이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