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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워치 ‘트리플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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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기기 점유율·판매 ‘더블 약세’
글로벌 실적 우울.. 스마트폰 점유율 5년來 최저
작년 中 점유율 5위로 추락.. 태블릿도 中업체 기세에 밀려
스마트워치 기어S3 출시에도 작년 4분기 전년대비 반토막
부진 타개 해법은 갤S8.갤탭S3 상반기 출시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기기 주력제품인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과 판매량이 일제히 하락하는 '더블 약세'를 기록했다. 중국 스마트기기 업체들의 중국시장 텃세와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의 타격이 주된 요인이다. 그러나 이미 포화에 달해 중저가제품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고가 프리미엄제품 중심 전략을 펴고 있는 삼성전자의 전략 재점검이 불가피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워치 ‘트리플 부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주무대인 프리미엄제품을 선호하는 유럽 및 북미시장이 이미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는 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준비하고 해당 지역에 맞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태블릿과 스마트워치도 시장 성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특화기능을 앞세운 중저가제품들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워치, 출하량.시장점유율 동시 하락

12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4분기 9.8%로 전년 동기 16.0%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출하량은 80만대로 전년 동기의 130만대보다 50만대 줄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4분기 스마트워치 제품군의 주력상품인 기어S3를 출시했는데, 신제품 출시효과가 무색하게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하락한 것이다. 특히 이 기간 글로벌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820만대로 전년 동기의 810만대보다 10만대 증가했는데도 삼성전자의 판매량은 줄었다.

SA의 스티븐 월터 연구원은 "삼성은 지난해 4.4분기에 80만대의 스마트워치를 출시했으며 이는 1년 전에 비해 38%가량 감소한 것"이라며 "삼성은 플래그십 스마트워치라 할 수 있는 기어S3를 출시했는데, 더 흥미로운 기능을 갖췄거나 저렴한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태블릿 시장 점유율이 15.2%로 전년 16.1%에 비해 0.9%포인트 하락했다. 출하량도 2660만대로 전년의 3340만대보다 20.5% 줄었다. 4.4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시장점유율이 13.6%에서 15.1%로 오르긴 했지만 출하량은 900만대에서 800만대로 감소했다.

■후발주자 추격에 '속수무책'

대신 후발주자인 아마존, 레노버, 화웨이 등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글로벌 태블릿 시장에서 점유율 3~5위를 차지하는 이들 3개 업체는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각각 21%, 16%, 49% 증가했다. 주로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이들 업체는 시장상황에 맞게 성능 대비 저렴한 모델을 잇따라 출시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태블릿 시장이 기대만큼 커지지 않는 상황에서 프리미엄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의 전략이 한계를 보이는 것이다.

스마트폰도 위기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충격파를 받은 삼성은 지난해 4.4분기 시장점유율이 17.7%로, 17.8%를 차지한 애플에 0.1%포인트 차이로 뒤졌다. 삼성전자의 2016년 연간 시장점유율은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삼성은 중국시장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30%를 차지하는데, 삼성은 이 시장에서 1년 만에 2위에서 5위로 시장점유율 순위가 떨어졌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한 전문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판매 중심이었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최근 오프라인 중심으로 변하면서 이전에 온라인에서 강점을 가졌던 샤오미가 오프라인 매장인 미홈(Mi Home) 개설을 잇따라 하고 있고, 애플도 오프라인 유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차지하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갤럭시S8.갤럭시탭S3로 반전 노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신제품을 선보여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우선 이달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전략 태블릿 모델인 갤럭시탭S3를 공개하고 3월에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탭S3는 24.64㎝(9.7인치) QXGA(2048×1536)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820 프로세서, 후면 1300만화소.전면 500만화소 카메라, 4GB 램, 안드로이드7.0(누가) 운영체제(OS) 등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고가는 70만원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에서는 음성기반 인공지능(AI) 개인비서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S8을 다음달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8은 전면의 홈버튼을 없애고 지문인식센서는 뒷면으로 보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화면 테두리(베젤)를 최소화해 전체 크기 대비 화면 크기를 대폭 키웠을 것으로 기대된다. 퀄컴 최신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835를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프리미엄제품만으로는 세계시장의 치열한 경쟁에 맞서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어서, 중저가제품군과 지역별 특화마케팅 전략 등 전반적인 전략 재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