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페인법인 주도.. 난독증 예방.진단 앱 개발
LG전자 시각장애인용 폰.. 印 모디총리 선물로 인기
IBM, 네티즌들 도움 받아.. 암.에너지 문제 해결 앞장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십분 활용해 사회공헌 활동을 스마트하게 변신시키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디지털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나서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난치병과 감염병 문제 해결에 힘을 쏟는 것이다.
IT 기업들의 이런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히 자금을 투입해 취약계층을 돕는 데서 한 발 나아가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자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성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난독증 치료 앱 개발
삼성전자 스페인법인은 난독증 연구기관 '체인지 디슬렉시아(Change Dyslexia)'와 함께 난독증을 조기예방하고 진단할 수 있는 태블릿용 앱 '디텍티브(Dytective)'를 최근 개발했다.
난독증은 듣고 말하는 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지만 문자를 인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증상이다. 난독증 환자들은 글자의 순서가 제멋대로 바뀌거나 뒤섞여 보여 글을 제대로 읽기 어렵다.
삼성전자 스페인법인에 따르면 스페인에 거주하는 학생들 중 60만명 이상이 난독증상을 겪고 있으며, 이들 중 다수는 자신이 난독증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디텍티브를 이용하면 15분 분량의 테스트로 간단히 난독증 여부를 진달할 수 있다.
15개의 난독증 연구기관과 100개 이상의 대학교, 300명 이상의 스페인,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연구원들이 참여해 만들었으며 약 90%의 정확도를 자랑한다.
삼성전자 스페인법인의 프란시스코 오르티구엘라 사회공헌담당부장은 "디텍티브를 통해 많은 아이들이 난독증을 조기에 발견해 증세가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아이들이 더 큰 꿈을 키워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디슬렉시아의 루스 레요 설립자는 "수많은 임상시험과 검증과정을 거쳐 디텍티브 앱을 완성했다"며 "난독증 조기진단과 예방을 위한 앱 개발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과 사회적 도움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스페인법인은 '목적이 있는 기술'이란 슬로건 아래 교육과 사회 전반에 걸친 장벽을 없애고자 노력하고 있다. 난독증 같은 벽에 가로막힌 사람들이 벽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LG전자, 시청각장애인 도우미
지난해 9월 인도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자신의 생일에 맞춰 시각장애인 1000명에게 LG전자 휴대폰을 선물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휴대폰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화면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을 추가해 제작한 한정판이었다.
LG전자는 국내에서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시각장애인을 위한 휴대폰을 개발해 약 1만2000대를 기부했다. 시각장애인 폰에는 LG상남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책 읽어주는 도서관' 앱을 기본 탑재했다. 점자책 없이 휴대폰으로 편리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시각장애인 폰에는 책 읽어주는 기능 외에도 시각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편의기능이 포함됐다.
LG전자는 또 2013년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과 자막기능이 특화된 시각장애인용 TV를 개발했다. 리모컨과 설명서에도 점자를 적용해 편리함을 더했다. 2015년에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시청각장애인 보급사업으로 시청각장애인에게 LG전자의 시청각장애인용 TV 1만2200대를 보급하기도 했다.
LG전자는 2012년부터 LG전자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접속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국제기준을 만족하는 웹 접근성을 강화해 적용했다. 또 장애인 및 장애관련 전문가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LG전자의 제품 개발 시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이를 통해 점자매뉴얼 개발 및 보급, 접근성 관련 자료와 기술 공유로 시각장애인들이 LG전자 제품에 좀 더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IBM, 개인PC를 슈퍼컴으로
글로벌 IT 기업 중에서는 IBM이 자신들의 역량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IBM의 월드커뮤니티그리드는 전 세계 네티즌이 기부한 개인용컴퓨터의 유휴자원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암과 에이즈 치료, 청정에너지 개발 등 슈퍼컴퓨터를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월드커뮤니티그리드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PC에 맞는 앱을 실행하기만 하면 된다. PC를 사용하는 사람 누구나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IBM은 지난 2004년부터 월드커뮤니티그리드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무료 호스팅과 유지보수 등을 제공했다.
최근에는 일본, 홍콩, 미국의 연구진이 참여하는 새로운 월드커뮤니티그리드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이 프로젝트는 월드커뮤니티그리드를 활용해 소아암에 효과적인 약물을 빠르게 선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다양한 약물 가운데 지카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약물을 알아내기 위한 '오픈지카' 프로젝트도 진행한 바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PC들이 모여 슈퍼컴퓨터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기존 실험실에서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다양한 약물을 연구할 수 있다. 연구결과는 전문가들과 공유해 실제 실험실에서 해당 결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브라질 고이아스연방대학교 교수이자 오픈지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카롤리나 호르타 안드라데 박사는 "월드커뮤니티그리드를 통해 2000만가지 이상의 화합물을 검토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9000만가지 화합물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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