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hink. 어떤 생각을 다시 하다,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다는 뜻의 리씽크의 중요성을 말하는 책이다. '통섭의 천재'로 불려지는 저널리스트 스티븐 풀은 이 책에 "모든 새로운 것의 어머니는 모든 오래된 생각들"이라는 주장과 근거를 담았다. 인간의 짧은 시야를 뛰어넘어 오랜 시간 비웃음거리였던 비즈니스와 역사, 문화, 과학, 의학, 군사학, 철학까지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주장들이 훗날 타당성을 인정받거나 혁명적인 것으로 판명된 사례들을 통해서 말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재발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이디어는 나비처럼 핀으로 고정할 수 없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살아가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와서 수세기 동안 전달되기 때문이다. 같은 아이디어가 시대에 따라 나쁠 수도, 좋을 수도 있다"고. 역사는 언뜻 서로 상관 없어 보이고, 운 좋은 이의 행운으로 베스트셀러가 만들어지고 트렌드가 되는 것 같지만, 이 책은 오늘날 최신 유행이라고 하는 많은 것들이 실은 어떤 맥락에서 재발견되고 재가공되어 특정한 시대와 만나 놀라운 흐름과 패턴을 만들어낸다고 분석한다.
현대인의 심리치료의 주류가 된 고대 스토아 철학, 이미 200년 전 용도 폐기된 줄 알았던 전기차의 부활, 첨단 비즈니스 방법론으로 부상한 프랜시스 베이컨의 철학, 핵전쟁을 억제한 군사학으로서의 손자병법. 우리에게 이미 주어져 있는 모든 낡은, 지난 생각들은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낸 토양이 됐다.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이 고전과 인문학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14년 엑세터대학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스토아 철학 주간'이라는 이름의 인문학 수업은 예상 외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이어지는 21세기, 케임브리지 비즈니스 수업에는 성공한 기업들이 프랜시스 베이컨의 철학을 파고들며 올바른 의사 결정과정에 대한 답을 구한다.
출판계 역시 마찬가지다.
아들러의 철학은 최근 몇 년간 유행처럼 흘렀고, 유명 종교인들의 명상서도 많은 이들이 찾았다. 스티브 풀은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인간의 생각은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와 '이전 세대에는 전혀 없었던 새로운 창조나 혁신이 가능하다'는 두 가지 입장 사이의 긴장과 갈등 속에 있다"고 말한다. 정보기술(IT)의 급속한 발달로 삶의 모든 부분이 변화를 앞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상을 재점검하고 재발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혁신을 위한 가장 '쿨'한 방법은 어쩌면 가장 '올드'한 방법으로 회귀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면, 고전을 펼쳐보자.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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