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독립행정기구로 상설화함으로써 기금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금운용위원회에 기금운용 관리를 맡기고, 기금운용본부는 보건복지부 산하로 독립시켜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기금운용위원장,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이 존재하는 '옥상옥(屋上屋)' 구조가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사회복지특별위원회는 27일 국회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 거버넌스의 개혁 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정책토론회를 갖고 이같은 견해를 제시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현재 비상설조직으로, 사회단체 대표들로 구성돼 있다. 기금위 출석률도 낮고, 전문가도 없어 기금운용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위원회를 별도 조직으로 만들어 기금운용을 관리하자는 의견이다.
민주당은 기금운용위원회 안에 기금투자정책국과 성과평가국, 준법감시국 등의 전문가 조직을 만들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독립화하거나 조직을 개편하자는 안을 내놓고 있다. 현행대로 복지부 장관이 기금운용위원장을 맡을 지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금운용의 장기재정 목표 설정, 기금운용과정의 투명성 확보, 기금운용 관련 공시 강화, 기금운용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가 독립되지 않는 한 현재의 기금운용 체계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합병 또는 인수에 대한 의결권 문제는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의결을 의무화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기금운용상 중요 의결사항은 기금운용본부장이 아닌 기금운용위원회가 정하도록 투자의사결정구조를 정비하자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또다른 옥상옥을 만들 뿐이라고 지적한다. 복지부 아래 기금운용위원회, 국민연금공단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통해 의결권이 행사된다고 해도 책임문제가 다시 발생한다.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와 기금운용위, 복지부 가운데 누가 의결권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지 논란이 되는 것이다.
오히려 일본연금기금운용독립행정법인(GPIF)처럼 후생노동대신(장관)이 이사장과 감사 등을 임명하고, 큰 틀에서 운용방식을 지휘하거나 캐나다연금운용위원회(CPPIB)처럼 별도 독립체계로 만들되 정부와의 협의사항을 일일이 공시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금운용위원회를 옥상옥으로 만들 경우 책임 문제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 간의 이견다툼과 같은 일이 또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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