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증권사들은 정상 채무보증(우발채무)까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또 자체 스트레스테스트보다 정교하고 보수적인 시나리오로 채무보증 유형별 리스크를 살펴야 한다.
증권사는 그동안 부실 채무보증에만 충당금을 적립했으나 채무보증 규모가 2년 반 사이 40% 이상 늘어나면서 정상과 요주의 채무보증에 대한 충당금 적립으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채무보증이 자기자본의 100%가 넘는 메리츠종금증권, 교보증권,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채무보증 규모를 줄이기로 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7개 증권사의 채무보증 규모가 지난해 6월 말 22조9000억원으로, 2013년 말(16조2000억원)보다 41.4%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가운데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이 15조3000억원으로 67%에 달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채무보증 규모가 많은 9개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태파악에 나섰다. 이들의 채무보증 규모는 같은 기간 14조2000억원으로 전체 27개사 중 62%를 차지했다.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도 79.8%로 전체 27개사 평균 56.9%보다 1.4배 높았다. 9개사 가운데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이 100% 이상인 곳은 3곳이었으며, 이들은 올해 채무보증 축소 의지를 나타냈다.
9개사의 채무보증 기초자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부동산(11조원)으로 전체 77.5%였다. 유형별로는 리스크가 큰 신용공여(매입확약 및 미담확약)가 11조4000억원(80.3%)으로 위험자산 비중이 높았다.
매입확약과 미담확약은 유동성 위험과 신용 위험을 모두 부담하는 신용공여로, 매입의무 범위가 넓어 리스크가 큰 것으로 인식된다. 위험부담이 큰 신용공여에 대한 비중이 증가하고, 부동산에 대한 쏠림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이다.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채무보증 관련 예상손실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0.5~4.7% 수준으로 각 회사가 자체 유동성으로 감내 범위 가능하다고 평가했지만 더 보수적인 시나리오로 평가해야 한다"며 "시장 유동성 경색과 자산거품 붕괴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동시에 맞물리는 최악의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대규모 유동성 부담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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