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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업계 "지정감사제 확대" VS 상장사 "다른 방법 제안"

회계업계 "지정감사제 확대" VS 상장사 "다른 방법 제안"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회계투명성 및 신뢰성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에 관한 공청회에 참석해 선택지정제 등 회계제도 개선방안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금융위원회가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해 추진 중인 선택지정 감사제도에 대해 의견수렴에 들어가면서 전면지정 감사제로 확대될지 주목되고 있다. 회계업계는 선택지정제보다 전면지정제 또는 단독지정제로 추진할 것을 건의했고 금융위는 선택지정제에 대한 의견수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선택지정제는 기업이 6년간 동일한 회계법인을 통해 외부감사를 받았다면 이후 3년간은 다른 회계법인으로 의무 교체하는 방식이다. 기업이 3개의 회계법인을 제시하면 금융위 산한 증권선물위원회가 1개를 선택해준다. 전면 지정제는 모두 증선위가 지정해주는 것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회계 투명성과 신뢰도 회복을 위한 종합대책' 관련 공청회에서 "최근 발생한 일련의 회계 스캔들은 우리의 회계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나라 국가위상과 비교해보면 부끄럽고 안타깝고 금융당국으로서 뼈아픈 반성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회계업계의 대표로 나온 서원정 삼정KPMG 감사부문 대표는 "감사인의 독립성 확보를 통해 회계투명성을 제고시키자는 제도의 취지를 100% 살리려면 상장사의 40% 정도를 대상으로 한 선택지정제보다 상장사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중소형 회계법인을 대표로 해 나온 송재현 대현회계법인 대표는 "지정제로 전환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갑을관계를 바꿔보려는 것"이라며 "그러나 선택지정제는 여전히 피감회사가 감사인을 선정하는 갑의 관계로만 돼있어 지정제의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단독지정제로 실시하거나 상장예정기업을 배정하고 있는 것과 같은 복수지정제를 실시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상장사 대표로 나온 정우용 상장회사협의회 전무는 이에 대해 "감사인이 호소하는 갑을관계의 어려움은 지정제가 아닌 다른 제도로 대처해야 한다"며 "감사인의 지적이 감사위원회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감독당국이 효과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융위는 일단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선택지정제 도입을 중심으로 재차 의견수렴에 들어가 선택지정제를 보다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달 중 종합대책을 확정해 2·4분기 중으로 법안발의 및 규정개정에 나설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기업, 회계업계, 감독당국 모두의 공동노력이 없으면 회계 투명성 확보의 길은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지난 2015년부터 수주업계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핵심감사제, 감사인 선임권한을 감사위원회로 이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전부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이날 공청회의 대상인 회계 투명성 종합대책에는 선택지정제를 도입하고 직권지정제를 확대하는 등 감사인 선임제도를 개편하고 핵심감사제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위는 현재 25년 주기인 감리 주기를 10년으로 단축하고, 감사인을 지정받지 않는 회사는 6년 이내로 우선 감리할 방침이다. 상장회사를 감사할 수 있는 '상장회사 감사인 등록제'도 도입된다.

한편, 이날 공청회는 금융위원회와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실과 공동주최로 열렸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