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기준 엄격하고 리스크 커 투자 꺼려 사실상 유명무실
캠코 등이 상환 보증하는 회수관리회사제 시범 도입
그동안 높은 담보기준과 복잡한 절차로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담보부사채 발행제도가 개선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 발행이 어려웠던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는 지적이다.
■자산관리공사 보증통해 발행 활성화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증권사, 신탁사 등 금융투자협회 회원기관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담보부사채 발행 지원제도' 설명회를 개최했다.
담보부사채 발행 지원제도는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담보부사채 발행시 캠코가 상환을 보증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7월 발표된 정부의 '회사채시장 인프라 개선 및 기업 자금조달 지원방안'의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그동안 자체적인 신용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은 담보부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지만 활용도가 매우 낮았다.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담보부사채 공모 발행은 10건, 4320억원으로 같은 기간 무보증 회사채 발행규모(243조8000억원)의 0.2%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낮은 신용도에 확실한 담보가 없어 채권을 발행하기 어렵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에 제도가 유명무실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담보부사채 원리금 미상환시 담보처분 이전에도 투자자가 원리금을 적기에 상환받을 수 있도록 하는 회수관리회사를 도입했다. 증권사, 한국증권금융 등 사채관리회사 등이 수행이 가능하지만 이번에 우선적으로 캠코에서 시범실시하게 됐다.
기업은 부동산을 담보신탁해 캠코에 우선수익권을 담보제공하고 캠코가 담보부사채에 발행금액의 80% 이내에서 상환보증한 후 사채를 발행하게 된다.
만약 기업이 부도 등으로 사채원리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면 캠코가 사채권자에게 우선 상환한 뒤에 기업에 구상금을 청구하는 등 사후정산 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들의 담보부사채 발행제도는 담보 기준이 엄격하고 리스크가 크다는 인식에 사실상 유명무실했다"면서 "이번 캠코의 발행지원 제도 시행을 계기로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서 없는 담보도 적용 추진
이와 함께 정부는 담보부사채 발행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담보물의 기준을 매출채권, 지적재산권 등 증서가 없는 채권까지 확대하는 내용으로 관련법 개정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그동안 매출채권은 담보부사채 발행에 활용될 수 없어 유동화비용 등이 수반되는 유동화증권 기초자산으로만 활용됐다. 담보부사채에 허용되는 담보의 범위를 민법, 동산담보법 등 다른 법률에서 인정하는 모든 담보권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매출채권 등 증서가 없는 채권이나 지식재산담보권 등을 담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계획"이라면서 "담보부사채 발행을 위한 절차는 간소화하되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시의무는 강화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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