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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뚫자 대차거래 잔고 67조로 불어나

코스피가 박스권(1850~2100)을 돌파하자 주식 대차거래 잔고가 급증하고 있다. 주식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공매도의 선행진표로 여겨져 모처럼 열린 상승장의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차잔고는 지난 3일 사상 처음 60조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에서 대차거래 잔고 증가는 통상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인식한다.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 이를 되사서 갚은 뒤 차익을 내는 투자기법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차잔고는 올 초 약 48조1031억원에서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2100을 돌파한 지난달 21일 59조5671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그 이후로도 증가추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주식 대차잔고는 약 67조2001억원이다.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인덱스 ETF도 코스피가 2100선에 안착한 지난 13일부터 급증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됐다고 평가를 받은 지난 13일은 KODEX 인버스 거래량은 1302만3123주로 전일보다 47.7% 급증했다.

KINDEX 인버스도 같은 기간 거래량이 20.6% 증가했고, 특히 14일 거래량은 5만9858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날 상승장에서 수익을 내는 KODEX 레버리지 거래량은 1968만3258주로 39.23% 급증했다. 개인투자자가 주로 거래하는 인버스 및 레버리지 ETF에서는 상승장과 하락장이 엇갈린다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는 대차거래 잔고가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차잔고가 공매도로 이어질 잠재적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시장의 방향성까지 반영하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승장은 기업이익 증가와 글로벌 증시 호황의 영향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상승 추세에는 영향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