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에 따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권한을 높이면서 책임도 함께 부담하는 구조로 개편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로 독립하면서 기금운용위원회가 공사의 이사회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 구조로 개편되면 투자의 잘못된 판단 등에 대해 이사회와 공사 경영진들이 공동 책임 지는 방식이 된다. 그동안 기금운용위원회는 형식상으로만 존재해왔지만 이사회로서의 기능으로 기금운용공사의 운용 감시와 견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 금통위와 같은 구조로 개선?
자유한국당(김순례 의원, 강석진 의원)과 국민의당(최도자)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회관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바람직한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본지 2월23일자 1·3면 참조>
김우찬 고려대학교 교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기금운용공사로 독립하면서 기금운용위원회를 공사내 이사회로 만들어 운용에 대한 견제와 책임을 함께 하도록 한다면 책임소재가 더욱 명확해진다"며 "복잡한 구조보다 단순구조를 통해 소통라인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공사화될 경우 기금형 준정부기관이 아닌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고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처럼 무자본특수법인으로 개편된다.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기금운용자(CIO)는 겸직하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기금운용의 책임 소재가 보건복지부 장관과 기금운용위원회, 기금운용본부장 등 불분명하기 때문에 기금운용위원회가 공사의 이사회로 작용해 공사 경영진과 이사회의 책임으로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투자 운용의 문제에 대해 공사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즉,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같은 구조인 셈이다. 금융통화위원회도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통화위원들의 의결을 통해 통화정책을 결정하듯이 기금운용위원회도 이같은 구조로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금운용위 견제 위한 소위원회 설립?
그러나 현재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체제를 곧바로 공사화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금운용위원회의 권위를 강화하되 전문가들의 소위원회를 별도로 설립해 기금운용위원회에서의 투자 결정을 보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금운용위원회의 결정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
원종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를 바로 분리하기보다 전문가 중심의 소위원회들을 통해 기금운용위원회의 최고의사결정권을 보조한다면 향후 기금운용본부의 독립화를 위한 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기금운용위원회의 구조와 소위원회 설립은 국민연금 지배구조를 '옥상옥'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금운용위원회의 판단이 소위원회를 통해 나왔다고 할 경우에 또 책임소재가 기금운용위원회와 소위원회로 나뉜다"며 "기금운용본부가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도록 공사화 및 CEO 선임에 대해서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 특히 CEO 및 CIO에 대한 내부승계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