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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도 자율주행차가 도심 달린다…서울대 '스누버' 5월 여의도서 운행

6개월 간 주행데이터 수집 후, 11월 레벨4 수준 '스누버3' 공개 예정

‘한국형 도심자율주행자 시대’가 본격화된다. 서울대학교가 개발한 도심형 자율주행차 ‘스누버’가 다음 달부터 서울 여의도역과 국회를 오가면서 셔틀운행에 나서면서다.

현대자동차와 네이버 등이 개발한 자율주행차가 임시운행허가를 받아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 일반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자율주행차가 여의도 등 실제 수많은 차량과 사람이 복잡하게 오가는 도심을 달리면서 주행데이터 수집에 나선 것은 스누버가 국내 처음이다.

스누버는 향후 6개월 간 도심 자율주행 데이터를 수집·분석, 오는 11월 ‘레벨4(고도 자동화·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에 가까운 새로운 버전을 공개할 계획이다. 완전자율주행(레벨5) 직전단계인 레벨4는 운전자가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레벨3와 달리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단계를 의미한다.

국내서도 자율주행차가 도심 달린다…서울대 '스누버' 5월 여의도서 운행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가 지난해 11월 15일 관악구 서울대에서 도심자율주행자동차 '스누버2(SNUber2)'를 공개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서울대가 만든 '스누버' 여의도 자율주행
3일 국토교통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가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스누버2’를 탑재한 차량이 다음 달부터 서울 여의도역과 국회를 오가며 셔틀운행을 한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처럼 기존 상용차에 탑재하면 자율주행차로 전환시켜주는 ‘스누버2’는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가 2015년 11월 선보인 자율주행택시 ‘스누버’를 업그레이드 한 버전이다. 즉 고층 건물 사이와 터널 안은 물론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는 않는 이면도로에서도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스누버2’는 고정밀 3차원(3D) 지도와 이동체 탐지·추적, 충돌위험회피 기술을 비롯해 협로 등 좁은 길 주행과 도로 표지 인식 기술 수준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기존 스누버에 사용됐던 값 비싼 단일 센서 대신 저가용 센서를 채택, 가격대를 낮춤으로써 상용화시기를 더욱 앞당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대 서승우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임시운행허가 시험단계에서 요구하는 신호등 인식과 1차편도 도로에서 중앙분리선을 넘는 추월 금지 항목 등을 모두 통과한 것은 스누버가 국내 최초”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자동차와 네이버 등이 개발한 자율주행차 16대도 국토부로부터 임시운행허가를 받았지만, 이들 업체는 고속도로나 국도처럼 상대적으로 운행 난이도가 낮은 도로 위에서 임시운행 테스트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도 도심 자율주행은 아직... 최소 1년 걸릴 듯
실제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가운데 최초로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네이버도 아직 복잡한 도심 자율주행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레벨4의 전단계인 레벨3 수준으로 언제든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사람이 직접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네이버에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송창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금 네이버의 자율주행은 사전에 정해진 지역만 돌아다니고 있는 단계로 교통정체가 심한 곳까지는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차량이 많고 사람도 같이 오고가고, 신호등도 많은 도심에서 자율주행을 테스트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네이버는 향후 일반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를 더욱 늘려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더 많은 주행테스트를 진행한 뒤 관련 기록도 공개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송 CTO는 "(스누버와 비슷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 기술을 확보하는데까지는 최소 1년 정도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으로 기술 개발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