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열린 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연장 혈투 끝에 우승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오른쪽)에게 디펜딩 챔피언 대니 윌렛(영국)이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르히오 가르시아(37·스페인)가 메이저대회 '73전74기'에 성공했다.
가르시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2개, 버디 3개, 이글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가르시아는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 승부를 펼쳤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가르시아는 버디를 잡아 티샷 실수로 보기에 그친 로즈를 제치고 그린 재킷을 입었다. 마스터스 출전 19차례만에 거둔 감격의 우승이다.
PGA투어 통산 10승째를 메이저대회로 장식한 가르시아는 주홍글씨 처럼 따라 붙었던 '메이저 무관의 제왕'이라는 수식어도 74경기만에 떼냈다. 가르시아는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만 4차례(디오픈, PGA챔피언십 각 2차례)나 있었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2007년 디오픈에서는 연장전에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패한 기억이 있었다. 이번 우승으로 연장전에서의 좋지 않았던 기억도 떨쳐내게 됐다.
자신의 우상인 작고한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의 생일에 거둔 우승이라 기쁨은 배가됐다. 스페인 선수로는 네 번째로 오거스타 신의 점지를 받은 가르시아는 우승 상금으로 198만달러(약22억원)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총상금액이 당초 예상보다 100만달러 늘어난 1100만달러가 되면서 우승 상금액도 약간 상향 조정되었다. 마스터스 총상금액은 방송 중계료, 갤러리 입장 수입, 기념품 판매 수입 등으로 결정된다.
후반들어 매치 플레이를 방불케했던 팽팽한 접전은 연장 1차전 티샷으로 사실상 판가름났다. 먼저 샷을 날린 로즈의 볼이 오른쪽 숲으로 떨어지자 가르시아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다. 로즈가 3온을 노리고 레이업을 하자 가르시아는 두 번째샷을 핀 4m 지점에 떨궈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로즈도 세 번째샷을 핀 5m 지점에 올렸다. 그러나 로즈의 파퍼트는 홀을 살짝 비껴났다.
투 퍼트만 해도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되는 절대적 우위 속에서 가르시아의 퍼터 페이스를 떠난 볼은 홀을 한 바퀴 돈 뒤 그대로 사라졌다. 우승을 자축하는 버디였다. 18년간 달고 다녔던 메이저 무관의 설움에 대한 울분을 토해내듯 가르시아는 포효했고 잠시 뒤 그린으로 뛰어 올라온 피앙세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면서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가르시아는 미국 골프채널 리포터 출신인 앤젤라 애킨스(미국)와 오는 7월에 결혼할 예정이다.
로즈와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가르시아는 10번, 11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을 때만 해도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절대적 열세를 뒤집는 대반전이 있었다. 첫 번째 터닝 포인트는 13번홀(파4)에 잡은 천금같은 5m 가량의 파세이브였다. 자신감을 되찾은 가르시아는 14번홀(파4)에서 1.8m 가량이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로즈를 1타차로 압박했다. 우승을 향한 두 번째 터닝 포인트는 15번홀(파5)에서 잡은 이글이었다. 두 번째샷을 핀 4.2m 지점에 떨군 가르시아는 쉽지 않는 퍼트를 성공시켰다. 로즈도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아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가르시아의 이글은 1994년 이후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후반 9홀에서 23년 만에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16번홀(파3)에서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로즈 쪽으로 팽팽했던 균형의 추가 기우는 듯 했다. 가르시아는 이 홀에서 2m 가량의 버디 퍼트를 놓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러나 17번홀(파4)에서 로즈가 2m 가량의 파퍼트를 놓치면서 가르시아에게 또 다시 기회가 찾아 왔다. 그리고 마지막 18번홀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3m 안팎의 버디 기회를 잡았다. 둘 중 하나만 들어가면 되는 상황이었다. 먼저 로즈의 버디 퍼트가 홀 오른쪽을 스쳐 지나갔다. 가르시아의 회심의 버디 퍼트도 홀을 살짝 스쳐 지나갔다.
그러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2011년 우승자 찰 슈와첼(남아공)이 3위(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 매트 쿠차(미국)와 토마스 피터스(벨기에)가 공동 4위(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7위(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 2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던 조던 스피스(미국)는 공동 11위(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안병훈(26·CJ대한통운)은 2타를 줄여 공동 33위(최종합계 5오버파 293타)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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