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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인터뷰] 따뜻하고 행복한 배우 남상미

[fn★인터뷰] 따뜻하고 행복한 배우 남상미


KBS2 드라마 ‘김과장’ 속 남상미를 보면서 다들 이런 생각 한 번쯤은 해봤을 것 같다. ‘윤하경 같은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제로 마주한 배우 남상미는 윤하경 그 자체였고, 윤하경은 남상미 그 자체였다.오후 5시, 잇따른 인터뷰에 지칠 법도 한 시간인데 남상미는 여전히 활기찬 에너지를 품고 있었다.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강단 있는 목소리, 호탕한 웃음소리, 눈을 맞추는 따뜻한 시선, 그리고 중간 중간 나오는 장난기까지 극중 윤하경이 앉아 있는 것 같았다.‘김과장’ 속 윤하경은 단아하고 지적인 미모, 카리스마와 리더십까지 고루 겸비한 TQ그룹 경리부 대리다. 그러면서도 운동선수로 활동한 만큼 승부욕도 강하고 불의를 보면 못 참고 할 말을 똑 부러지게 하는 인물이다.“어떻게 보면 저와 밀접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였어요. 씩씩하고 정의롭고... 대본 처음 받았을 때는 씩씩한 하경의 모습이, 촬영을 마치고 나서는 하경이 경리부의 엄마 같은 모습이 좋았어요. 하경은 경리부의 든든한 존재였어요. 극중 슬픈 일에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남상미는 함께 출연했던 남궁민과 이준호의 베스트커플상 수상 확률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자 본인은 ‘인류애상’을 받아야겠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만큼 윤하경은 경리부원들과 잘 어우러지면서도 포용력까지 갖춘 최고의 직원이었다.
[fn★인터뷰] 따뜻하고 행복한 배우 남상미


“참고했던 작품은 없어요. 원작이 있는 작품을 드라마화한다고 하면 잘 안 보는 편이에요. 틀에 갇힐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주어진 작품 안에서 계속 답을 찾아가는 스타일이에요. 다만 회사 견학은 해봤어요. 일대일로 붙어서 일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요.”‘김과장’의 현장은 분위기 좋기로 유명하다. 배우들은 인터뷰에 임할 때마다 현장 분위기를 극찬했고, 남상미 역시 그랬다. 심지어 포상휴가를 가지 못한 배우들을 위해 다 함께 남은 회비로 일박이일 MT도 다녀왔다. 박영규, 이일화 등 선배배우들도 빠짐없이 참석해 어우러질 정도였다.“현장 분위기가 좋았던 게 우리 드라마의 힘이었어요. 좋은 사람들이 좋은 기운으로 좋은 메시지를 전달해드리니 진정성이 느껴질 수밖에 없고, 그걸 시청자들이 알아주신 것 같아요. 현장이 즐겁지 않으면 화면에 오묘하게 티가 나거든요. 저희는 서로 대사도 나눠주고 신을 살려주기도 했어요. 웃겼던 게, 원기옥 생일날에는 모든 대사와 신을 기옥이에게 몰아주자고... (웃음)”그러면서도 배우들은 촬영에 돌입하면 180도 달라졌다. 남상미는 이 모습을 보고 “진짜 다들 연기파”라고 설명했다. 현장은 너무 화기애애한데 방송을 보면 그렇게 세상 진지할 수가 없다는 것. 남상미는 방송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가장 인상 남았던 신 중 하나는 기러기 아빠인 추남호 부장님(김원해 분)이 딸하고 통화하면서 소주병에 담뱃재 터는 신이에요. 우리 드라마는 과거를 보여주지 않아요. 현재만 보여주는데 그 행동 하나에 애환이 녹아있는 거예요. 진부한 설명 없이 모든 걸 보여주는 신이었고, 선배님에게 ‘멋있는 컷트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어요.”
[fn★인터뷰] 따뜻하고 행복한 배우 남상미


남상미의 말에 따르면 애드리브만으로 3~4회 분량이 나올 정도로 모두가 힘을 합쳐 더 나은 의견을 제시했다. 배우와 스태프진은 리허설도 꼬박꼬박 진행했으며, 20%에 육박했던 좋은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작품에 집중했다. 그 결과 ‘기승전-로맨스’로 빠지는 흔한 작품의 길을 벗어날 수 있었다.“제작진에게 ‘엄지척’ 해드리고 싶은 게, 시청률이 조금 떨어지거나 위태로우면 끌어올릴 방법을 강구하게 돼요. 그런데 저희는 흔들림이 없었어요. 시청률을 위해 멜로를 넣을 수도 있었겠지만, 직장 동료애로 끝맺은 게 너무 좋았어요. 저도 ‘오피스 코미디 활극’이라는 장르니 멜로 없이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제안했었어요.”결혼 후 ‘복귀’라는 타이틀로 돌아온 남상미에게 ‘김과장’은 잊지 못할 작품이 될 듯하다. 포상휴가를 다녀올 만큼 훌륭한 성적 거두고 좋은 사람들을 만 것도 있지만, 윤하경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배우 남상미’를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스타트를 잘 한 것 같아요. 다들 저를 볼 때 결혼의 잔상 없이 윤하경으로 봐주시니까요. 유부녀 애엄마가 아닌, 배우로 각인된 것 같아요. 배우 남상미로 인사를 드린 것 같아서 좋았고, ‘나는 배우지’하고 재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어요.”‘복귀작’의 이름을 단 작품에는 더 큰 관심이 쏠리고, 배우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남상미 역시 그랬다. 한편으로는 결혼과 육아로 얻은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결혼을 한 배우만이 얻을 수 있는 귀중한 경험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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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해진 구석이 있어요. 예전에는 캐릭터 하나에만 빠져있었다면, 이제는 작품을 전체적으로 보고 같이하는 연기자들을 아우르는 시선이 생겼어요. 2년 6개월의 공백기 동안 오롯한 남상미로 살면서 매일 새로운 일과 감정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단단해진 것 같아요. 20대의 남상미는 작품 아니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서 심심했거든요. 모든 에너지가 작품에 쏠려 있었고요. 지금은 일과 삶이 구분되었으니 서로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발걸음이 가벼워진 것도 있고요.”그가 직접 꾸린 가족은 앞으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작품이 끝나도 아직 몸에 배어 있는 연기의 잔상, 그리고 배우라는 직업이 가족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 그게 걱정돼서 작품을 안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는 게 그의 말이다.남상미는 “가족들이 잘 이해해준다.
17개월 된 딸도, 내가 촬영 때문에 나가면서 인사를 하면 지긋이 바라보며 내가 나가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얼마나 멋있냐. 효녀다”라고 특유의 능청스러운 말투로 말하며 웃었다.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은 연기를 대하는 남상미의 가치관이다. 남상미는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자’는 생각을 흔들림 없이 지켜왔다.“전 계속 이렇게 살아가고 싶어요. 긍정적인 편이기도 하고 늘 상황에 만족해요. 시련을 시련으로 느끼지 않는 장치가 뇌에 있는 것 같아요. (웃음) 긍정 에너지와 함께 제 행복을 대중에게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음...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어떤 분들에게는 누가 될 것 같아서 조심스러워요.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