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주식형 외에도 헤지펀드, 메자닌, 사모펀드 영역 등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하우스로 발돋움하고 싶습니다."
한가람투자자문의 운용 총괄을 전담하고 있는 이기석 전무(CIO·사진)는 9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가람투자자문은 그간 국내 1세대 자문사이자 기관일임형 운용 강자로 명성을 쌓아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로보어드바이저 전략을 도입해 전반적인 체질개선은 물론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부터 도입한 차세대 인공지능(AI) 운용관리시스템, 일명 로보어드바이저 전략 도입 이후 성과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9월 초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을 도입한 대형주 안정추구형 일임형 누적 성과는 지난 7일까지 12.05%, 연초 이후 성과도 12.54%에 달한다.
이 상품은 최근엔 미래에셋대우가 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일임형 계좌 6개사 중에서도 성과 면에서 수위를 달렸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 대해 이 전무는 "한가람이 본래 지켜온 투자철학은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퀀트에 기반한 데이터를 접목시킨 점이 주효했다"며 "주식도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에 적합한 스타일이 있는데, 최근엔 로보어드바이저 전략이 수익을 내기에 가장 유리한 투자 테마를 잘 맞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운용 성과 면에선 냉철한 로보어드바이저 전략이 인간이 하는 운용보다 낫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모든 운용 전략에 도입할 방침"이라며 "그러나 로보어드바이저는 어디까지나 보완재로서의 전략이지 대체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업 실무자로서 최근 투자자들의 트렌드가 변화한 점도 로보어드바이저가 향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사실상 최근 업계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롱숏펀드, ARS, 메자닌 등 신상품들이 성과가 안 좋아 투자자들의 외면이 거센 상황이다. 결국 투자자들 입장에선 성과가 담보되지 않은 신상품에 대해 신뢰를 보이지 않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전무는 "이 같은 측면에서 인간보다 합리적이고 냉철한 분석으로 성과가 우월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인식이 점차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과거 대비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도 낮아졌기 때문에 느리지만 안정적인 성과 추구 전략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증시 전망과 관련, 그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 전무는 "대우조선해양 사태 해결 등 4월 악재설이 꺼졌고 삼성전자를 비롯, 소외된 주식들의 턴어라운드 조짐 등은 호재"라며 "그러나 실적 대비 체감 실수요가 꺾일 경우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투자 유망 섹터는 삼성전자를 비롯, LG디스플레이·LG전자 등의 전자업종과 은행업종을 밝게 본다"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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