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은 정이 클까, 키운 정이 먼저일까. 우리 주변에서도 드물지 않은 한 아이를 사이에 둔 두 모성애의 싸움은 애절하지만 쉽게 누구 손을 들어주기도 힘들다. 한 아이를 놓고 벌어지는 두 여인의 양육권 다툼을 다룬 국립창극단의 '코카서스의 백묵원'이 2년만에 국립극장 무대에 선다.
지난 2015년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100%로 전석 매진으로 추가 공연까지 이어지며 이례적 기록을 세운 화제작이다. 국립창극단은 초연 이후 재공연 문의가 끊이지 않았던 이 작품을 이번 시즌 마지막 작품으로 선택했다.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한국과 일본 양국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는 재일교포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의 첫 창극 도전작이다. 정 연출은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나에게 불의 전차를' 등 다수의 히트작을 통해 한일 양국에서 작품성과 흥행 모두 보증하는 스타 연출가로 명성이 높다.
서사극의 창시자로 불리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 희곡 '코카서스의 백묵원'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창극은 절망의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배꼽을 쥐면서도 눈시울을 촉촉하게 만드는 휴머니즘이 살아있는 극으로 정평이 난 정의신의 능력이 십분 발휘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두 여성의 모성애가 주제다. 정 연출은 아이를 버린 생모와 그 아이를 거둬 정성껏 키운 양모의 다툼을 배우들의 가슴 절절한 소리 대결로 그려내며, 현대인에게 이 시대의 진정한 모성애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공연은 오는 6월 3일부터 1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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