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재벌기업 변화 불가피
단순히 경영권 인수보다 파트너십 기반 '윈윈' 추구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CVC캐피탈파트너스는 앞으로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등 재벌 기업들의 변화 속에서 기회를 엿본다는 구상을 내비쳐 주목된다.
현재 CVC캐피탈파트너스 아시아 투자 전략을 심의해 결정하는 이사회 멤버(APEB) 6인 중 3인이 모두 한국계다. 임석정 CVC캐피탈파트너스 한국법인 회장을 비롯, 유진 서, 브라이언 홍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임석정 CVC캐피탈파트너스 한국법인 회장(사진)은 24일 기자와 만나 "사모펀드 특성상 기업의 경영권 인수는 물론, 해당 섹터의 중장기적인 비전까지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며 "문재인 정부 출현 이후 재벌기업들의 변화 속에서 적극적으로 기회를 모색하고 시너지를 발휘하는 방향으로 많은 딜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투자할 기업의 최우선 조건으로 △훌륭한 경영진 △연평균 5%이상의 성장률 △해외 진출시 경쟁력을 손 꼽았다. 투자 섹터 측면으론 △서비스업종 △헬스케어 △e-커머스 관련 섹터 △IT섹터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임 회장은 "e 커머스 섹터 자체는 현재 크게 돈을 못 벌지만, 국내에서 가장 급성장중이고 파급 되는 사업 영역이 많다"며 "점차 관련 산업이 각광받으면서, 이와 연관 된 택배, 창고물류 산업 등도 크게 성장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CVC캐피탈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경영권 인수(바이아웃)가 아닌 파트너십을 통한 시너지와 윈윈 전략"이라며 "실제 동남아,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관련 기업을 인수할 때 이같은 방식으로 성공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최근 CVC캐피탈은 럭셔리 시계브랜드인 파일럿 워치 전문제조사 브라이틀링(Breitling)을 8억 유로(약 9000억원 규모)에 전격 인수했다. 1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브라이틀링은 가족 경영 체제로 유명한데, CVC가 오너가 원하는 조건을 수용하는 윈윈 형식으로 딜을 성사 시킨 것이다.
임 회장은 "향후 한국 시장에서도 신정부 출현 효과 등으로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 될 때 CVC 입장에선 파트너십으로 투자 할 기회가 더 많이 생겨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결국 그 기업도 글로벌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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