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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동행] 반려동물산업 해외 선진사례에서 배운다

(4부) 반려동물산업 해외 선진사례에서 배운다
1.유기동물보호소-① 미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시민 기부금과 보호소 자체 프로그램 운영 수익 더해 유기동물 돌봐
입소 동물 모두 건강검진.. 비용관계없이 질병 치료
유기동물 생명 구조율 98%.. 성인이 들어가도 되는 켄넬.. 활동성은 물론 쾌적함까지
매일 산책시키고 건강 체크.. 입양 절차 매우 까다로워.. 다양한 정보 통해 결정 도와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동행] 반려동물산업 해외 선진사례에서 배운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시에 자리잡은 휴메인 소사이어티는 정부 도움없이 시민들의 기부금과 보호소 자체 프로그램 운영 수익금으로 운영된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보호소 내부.

이미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잡은 미국에서도 동물 유기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꼽히고 있다.

두섬씽(dosomething.org)이라는 웹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인이 반려동물을 포기하거나 잃어 보호소에 입소되는 동물의 수가 연간 760만마리에 달한다.

이 중 유기견이 390만마리, 유기묘 340만마리다. 이는 미국내 노숙자 인구의 5배에 달한다. 더구나 매년 유기견과 유기묘 약 270만마리가 시설의 공간 부족으로 안락사에 처한다.

주인에게 돌아가는 비중은 개와 고양이 각각 20%, 2%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길거리 생활을 하는 개와 고양이 수는 추산이 불가능할 정도다.

중성화 수술과 마이크로칩의 보급화도 여전히 부진해 보호소 입소 동물들 중 중성화수술을 받은 동물은 10%에 그친다.

■'시민의 힘'으로 운영되는 휴메인 소사이어티

그럼에도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은 분명히 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시에 위치한 휴메인 소사이어티(Humane Society) 보호소는 시민들의 후원으로 운영된다. 이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서비스와 지원은 정부의 도움 없이 주민들의 기부금과 보호소 자체 스토어 혹은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수익으로만 운영된다. 그러면서도 보호소에 들어오는 모든 동물들은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안락사를 금지하는 '노킬(no kill)' 정책으로 대한다. 또 입소하는 모든 동물은 건강검진을 받게되며 필요시 비용과 관계없이 치료한다.휴메인소사이어티의 유기동물 생명 구조율은 98%에 달한다.

■쾌적한 환경으로 동물복지 강화

지난 1868년에 처음 설립된 휴메인 소사이어티는 역사가 긴 만큼 체계적인 시스템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춰 유기동물들의 복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곳의 개 보호소에는 개들의 활동성을 고려해 크기가 큰 켄넬(보호장)을 들여놨다. 큰 개는 20㎡,작은 개는 1㎡안팎이다. 높이도 성인이 들어가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높아 활동성은 물론 쾌적함까지 갖췄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모든 개들은 매일 산책을 한다. 개들은 자원봉사자들과의 산책과 교류를 통해 사회성을 기르는 동시에 운동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보호소에 상주하는 수의사들로부터 매일 아침저녁으로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 받는다. 보호소 내 스피커에서는 상처 입은 유기동물들의 안정을 돕기 위해 클래식이 흘러나오며 날씨에 맞게 냉난방 시설도 작동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

■깐깐한 유기동물 입양 절차

휴메인 소사이어티에서는 보다 신중한 유기동물 입양을 위해 까다로운 입양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 각 보호장마다 유기견의 이름과 나이, 중성화 수술 여부, 몸무게, 성별, 종, 입양비 등의 정보가 기재돼 있다. 이뿐만아니라 보호소에 들어오게 된 날짜와 이유, 파양된 이유, 성격, 고양이와 동거 가능 여부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입양을 희망하는 자들이 신중하게 입양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배변 훈련이 안된 동물은 보호소에서 직접 배변훈련 프로그램을 주관한다.

입양을 원하는 동물과의 궁합을 맞춰볼수 있도록 일정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입양희망자는 개와 함께 각종 놀이를 함께하며, 담당 직원으로부터 개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궁금한 점을 물으며 더욱 자세히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입양비는 최대 30만원선이며 여기에는 전자칩, 중성화 수술, 초기 백신, 30일 무료 동물보험 및 기본 건강검진비 등이 포함돼 있다.
휴메인 소사이어티에서는 올해 들어 현재 3731마리의 유기동물이 입양됐으며 올해 안에 1만1000마리를 입양 보내는 것이 목표다.

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미국의 많은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키우지만 그만큼 동물학대와 유기 문제가 우리나라만큼이나 심각한 수준이다"며 "다만 미국 보호소에서는 동물들의 복지를 위한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으며 시민들의 참가도 많아 동물의 입양율 또한 높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보호소들의 사례를 본받아 국내에서도 보호시설에 대한 관리 규정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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