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서...솔로가수 청하에게는 데뷔의 기쁨과 동시에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아이오아이(I.O.I)로서 지녔던 무게다. Mnet ‘프로듀스 101’에 출연해 최종 11인에 들었던 청하는 1년의 활동 기간 동안 얼떨떨할 정도로 엄청난 인지도를 쌓았다.대중의 사랑은 양날의 검이어서, 솔로 청하를 존재하게 만듦과 동시에 불확실하게 만들었다. 청하는 이제 아이오아이의 옷을 벗고 솔로가수로서 길을 개척해나가야 한다. 홀로 걸어야 하는 그 길은 아이오아이 활동 시절에 비하면 외롭고 척박할 수 있다.그래서 청하는 아이오아이를 자신과 분리해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떼려야 뗄 수 없는 고향으로 생각하며 위안과 용기의 바탕으로 삼았다.“솔로로 활동하면 많이 외롭겠죠. 아이오아이 때 우르르 몰려가서 선배님들께 인사드리러 가면 든든했는데, 이젠 혼자 쭈뼛쭈뼛할 것 같아요. 그래도 댄서 분들이 적어도 5년 이상 호흡을 맞춰왔던 학창시절 친구들이어서 다행이에요.”아이오아이를 언급하는 청하의 모습은 무덤덤하다는 표현도, 애써 웃었다는 묘사도 어울리지 않았다. 앞선 1년의 시간, 그로 인한 만남과 이별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아이오아이 때와 솔로할 때는 다를 거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낯설지는 않아요. 그냥 적응 중인 거죠. 아이오아이 때 성적을 넘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시작부터가 다르잖아요. 다른 행성에서 특별히 평가 받은 느낌이고, 다시 지구로 돌아와 중력을 껴안고 시작하는 입장으로서는 그 때가 닿을 수 없는 행성과도 같아요.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청하는 아이오아이에게는 ‘선의의 경쟁자’라는 표현도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대신 ‘가족’이라는 표현을 썼다. 서로의 진정한 성장을 바라며 박수를 쳐주는 사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청하는 아이오아이가 아닌 솔로가수 청하로서 입지를 다져야 했다.“언젠가 어느 작가님께서 제 소개를 할 때 꼭 ‘아이오아이의 청하입니다’라고 하라셨어요. 방송이 나갈 때는 이미 아이오아이 활동이 완전히 끝났을 때인데 말이에요. 그걸 겪으면서 아직까지 내가 많이 부족하구나 싶었어요. 이번 앨범이 새로운 도전이기도 한 이유에요. 그냥 ‘청하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가 됐으면 좋겠어요.”청하에게 아이오아이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지 물었다. 그러자 화들짝 놀라며 상상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모르는 게 약이라고, 이미 멤버들을 알고 난 상태이니 그런 생각을 하기가 무섭다. 아이오아이가 없었다면 내 솔로앨범도 없었을 것이다.
수록곡 ‘월화수목금토일 가사처럼, 그 어디쯤엔가 있는 상태였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 회사에서 열심히 연습을 하고 그 이사님도 저를 예뻐해주셨는데 어느 순간 팀이 해체되고 이사님도 다른 회사로 가신다고 하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어요. 그렇게 일상생활을 처음으로 보내게 됐어요. 약속도 마음대로 잡아보고 혼자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하고요.그러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연습생으로서는 나이가 찼고 이쪽 길은 아닌가보다 할 때였죠. 그러던 중 새 소속사 제의와 ‘프로듀스 101’ 출연 기회가 동시에 찾아왔어요. 전 행운아에요. 기회는 한순간에 뜻밖에 찾아온다는데, 정말 스쳐지나가는 바람처럼 오는 것 같아요.”청하에게 ‘프로듀스 101’은 자신의 한계를 짚어보는 시험대이기도 했다. 주어진 미션을 얼마나 잘 해내고 컨트롤할 수 있는지 해보자는 마음이었다.“선공개곡이 순위권 안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드리고, 이번 활동 성적이 별로 안 좋더라도 허무함은 없을 것 같아요. 아이오아이는 특별한 케이스라는 걸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채워나가면 된다는 생각이에요. 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한 앨범이고, 활동 무사히 잘 끝냈으면 좋겠어요.”
[fn★인터뷰①] 청하, 월요일 새벽에 머물고 있는 순간
[fn★인터뷰②] ‘아이오아이’ 행성 떠난 청하, 지구의 중력을 껴안다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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