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관악길고양이보호협회 유삼주 공동대표
"개체수 조절 안하면 사람과의 마찰 계속"
"길고양이에 대한 안 좋은 인식과 민원을 줄이고 공생하기 위해서는 길고양이 중성화수술 사업(TNR)이 제대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서울 관악구 관악길고양이보호협회 정회원인 유삼주씨(66.사진)는 백발의 머리와 주름진 손으로 동네 골목 곳곳에 포획 틀을 설치하며 이같이 밝혔다. 유씨는 "사람과 길고양이는 결국 공생할 수밖에 없다. TNR를 통해 개체수를 조절해 도시생태계의 구성원인 길고양이의 살 권리도 존중하면서 길고양이의 울음소리 또는 음식물 쓰레기 훼손 등으로 인한 민원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와 길고양이들과의 묘연(猫緣)은 15년 전인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던 그는 당시 딸이 고양이를 집으로 들이면서 그동안의 편견을 버렸다. '독립적이고 복수심이 많다'라는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깨지면서 서서히 고양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그러다 보니 길고양이에게 눈이 가서 밥을 주고 케어하는 캣맘의 길로 자연스레 접어들게 됐다.
유씨는 "고양이가 집에 있다 보니 길고양이도 눈에 밟혔다. 2006년 어느 날 집 계단 밑에 품종 유기묘를 발견하고 밥을 주게 됐고, 결국 집에 들이며 4마리를 키우면서 자연스레 캣맘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길고양이 TNR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7년부터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 정회원이 된 유씨는 적극적으로 길고양이를 포획해서 중성화수술을 하고 방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는 "길고양이보호협회 정회원은 월 1만원만 내면 협력병원에서 적은 금액으로 TNR를 할 수 있다"며 "개체수 조절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유씨는 "보라매공원에서 밥자리 5~6군데에서 20마리 이상의 고양이들에게 밥을 준다"며 "관악구 근처 길고양이들은 대부분 TNR를 거치므로 개체수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유씨가 처음 TNR를 시작한 해에는 10마리, 그 다음 해엔 15마리, 이후 작년까지는 1년에 40마리 등 총 200여마리 정도의 TNR를 진행했다.젊지 않은 나이인데도 포획 틀을 싣고 다니면서 밤에 기다리는 과정을 수년간 거쳐온 것이다.
현재 관악구 길고양이보호협회 TNR부에 속해 있는 그는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길고양이를 무조건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들은 학대까지는 아니더라도 고양이가 눈에 띄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화를 낸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럼에도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TNR이라는 용어부터 시작해서 TNR를 통해 동네가 한결 조용해진 점을 거론하며 설득을 하다 보니 사람들도 많이 이해를 한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모두가 길고양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순 없지만 길고양이가 사람들한테 해로운 존재가 아니라는걸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도시에서 사람과 길고양이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여러가지 과제 중 TNR에 힘써 행복한 동행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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