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식용개농장에서 태어난 강아지들이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있다. 사진=카라 제공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식용개농장의 음식폐기물 급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카라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는 2862개 이상의 식용 개농장에서 78만여 마리의 개들이 사육되며 한해 100만 마리 이상 '식용'으로 희생되고 있다.
카라의 전진경 정책이사는 “환경부 등 정부의 허술한 유기성폐기물 관리로 인해 그동안 식용개농장들은 불법 음식폐기물과 축산폐기물로 몸집을 불려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 농장들이 학교 급식소 등 대형 배출업소에서 음식물쓰레기를 가져와 개들에게 먹이기 위해 폐기물처리업체로 신고는 했지만, 정작 음식물쓰레기를 가열·멸균해서 사료로 재활용한 뒤 먹여야 하는 폐기물관리법이나 사료관리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기준 83개 재활용업체에서 연간 약 110만t의 음식폐기물을 가공해 이중 재활용 사료로 회수한 40만t(37%)을 주로 양돈농가에 공급했다. 하지만 식용개농장의 경우는 환경부가 기준 준수 여부 확인이나 검사 진행없이 음식폐기물 수거를 원하는 개농장주들의 음식쓰레기 처리업 신고를 받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방역상 철저히 재활용 또는 폐기되어야 할 축산폐기물에 대한 관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로 인해 개농장은 조류독감(AI) 등 가축전염병 확산 통로가 될 우려도 나왔다.
전 이사는 "보신탕 소비와 수요의 대폭 감소, 그리고 개 값의 폭락에도 식용개농장이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돈 받고 받아온 공짜 쓰레기'를 개들에게 사료 대신 먹이도록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개들을 살아있는 음식쓰레기통으로 여겨온 환경부의 동물에 대한 몰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위법한 지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육견협회는 인류의 반려동물인 개를 사익추구를 위해 음식쓰레기와 축산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살아있는 쓰레기통으로 여기고 있다"며 "이런 집단이 부당 이득 행위에 대한 반성은커녕 기득권을 주장하기까지 환경부, 농식품부, 식약처 등의 방관이 있었고 방조가 부른 사실상의 지원이 대규모 개농장 사태를 낳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라는 환경부와 농식품부, 식약처에 △개농장에 남발된 폐기물 처리업 신고증 즉각 철회 및 회수 △가금류 뿐 아니라 개에게도 남은 음식물 습식 사료 급여 금지 △축산폐기물의 개농장 반출 즉각 중단 등을 요구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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