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입으로 경쟁 치열 경기침체로 수익성 악화
1~5월 1만9000명 줄어 전체 자영업자는 66만명↑
소규모 채소가게, 옷가게, 철물점 등을 운영하는 도소매 영세자영업자가 감소하고 있다. 내수부진으로 고용원 없이 주인 혼자 운영하는 도소매업체 폐점이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서울시내 한 골목 상가에 상점들이 임대문의를 붙인 채 폐업에 들어가 있다. 연합뉴스
올 들어 슈퍼마켓, 옷가게 등 도소매 업종에 종사하는 영세자영업자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체된 내수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가운데 생계형 창업으로 꼽히는 도소매업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폐업을 선택한 자영업자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영세자영업자는 83만2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말(85만1000명) 대비 1만9000명가량 감소한 것이다. 특히 2015년 10월(83만1000명)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 업종 영세자영업자가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는 것과 대조적 흐름이다. 4월과 5월에는 각각 7만명, 3만7000명씩 늘어나면서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를 포함한 전체 자영업자는 이 기간 66만5000명 증가했다.
도소매업은 진입장벽이 낮은 대표적 생계형 창업으로 꼽힌다. 빚을 내 창업한 경우도 상당수다. 과잉진입에 따른 경쟁은 치열해지는 데 반해 경기침체 장기화로 수익성은 저하돼 폐업에 나선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도 도소매업 경기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도소매 영세자영업자는 지난 4월 전월 대비 1만명 줄어든 데 이어 5월 1만5000명 감소하며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전체 도소매업 자영업자는 118만9000명(5월 기준)으로 전년 말(122만7000명) 대비 3만8000명 감소했다. 도소매업 자영업자는 지난 1월(123만1000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중 5월 고용원이 있는 도소매 자영업자는 35만6000명으로 지난해 말(37만6000명)에 비해 2만명 감소했다.
도소매업 체감경기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79를 찍었던 도소매업 업황실적 경기실사지수(BSI)는 5월 76으로 하락한 데 이어 6월 71까지 내려앉았다.
도.소매업 생산지수(계절조정)도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0.6%를 기록하다 4월 0.8%로 반등했지만 5월에 재차 -1.3%로 추락했다.
도.소매업 취업자도 덩달아 감소하는 추세다. 6월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8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앞선 5월(5만2000명)보다 증가 폭이 대폭 축소됐다. 무엇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현실화된 만큼 영세자영업자의 줄폐업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일단 정부는 3조원의 예산을 풀어 1인당 12만원을 지원하는 등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 보호에 나설 방침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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