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LPG 시장구조 '수송용 → 산업용' 재편

美 셰일가스 생산량 확대로 LPG 석유화학용 수요 급증..가격급락에 1분기 69만t 수요

LPG 시장구조 '수송용 → 산업용' 재편


내리막길을 걷던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산업이 미국산 셰일가스 여파로 석유화학용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국내 LPG 시장구조도 LPG 차량 감소로 수송용 중심에서 산업용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실제로, 올들어 처음으로 산업용 LPG 수요가 수송용 수요를 추월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LPG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3월말까지 국내 LPG수요는 229만8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7만7000t)보다 1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종류별로는 프로판이 131만6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2.6%가 증가했다. 반면, 주로 수송용으로 쓰이는 부탄은 지난해 100만4000t보다 2.2% 줄어든 98만2000t만 소비됐다.

이로써 1.4분기 국내 LPG 수요는 3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 1.4분기 LPG 수요는 2014년 180.3만t으로 전년보다 7.7% 급감했다가 2015년 184.4만t(2.3%), 2016년 207.7만t(12.6%)으로 증가했다.

2014년까지 침체되던 국내 LPG 수요가 2015년 이후 반등한 건 가격 하락 요인때문이다. 2012년 t당 900달러를 넘던 LPG 수입가격은 저유가에 접어든 2015년 이후 큰폭으로 떨어지면서 올 7월 현재 t당 300달러 중반 수준까지 하락했다. 7월 기준 수입가격을 보면 프로판이 345달러, 부탄이 365달러다. LPG 가격 하락에 기름을 부은 건 미국산 셰일가스다.

한국LPG산업협회 관계자는 "미국산 셰일가스(LPG) 생산량이 확대되고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세계 LPG 가격 하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한 LPG 702만5000t가운데 미국산 셰일가스 LPG가 335만1000t으로 전체의 47.7%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 들여온 LPG의 절반이 셰일가스인 셈이다. 아직 SK가스와 E1 등 국내 LPG사들이 운송기간과 파나마운하 통과 운임 등으로 경제성이 떨어져 셰일가스의 직접 계약에 나서지 않은 걸 감안하면 더욱 대단한 수치다.

LPG 수입가격 하락으로 국내 소비자가격도 최근 3년새 대폭 떨어졌다. 2014년 kg당 2000원을 넘었던 프로판 소비자가는 7월 현재 1780원이며, 자동차용 부탄가격은 같은기간 L당 1000원대에서 785원까지 낮아졌다.

특히, LPG 가격이 급락하면서 석유화학 수요가 괄목할 증가세를 보였다. 석유화학용 LPG 수요는 2015년 1.4분기 22만9000t에서 올 1.4분기 69만t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LPG업계 관계자는 "셰일가스 영향으로 LPG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납사의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SK가스 등이 LPG를 활용한 가스화학(PDH)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7월 납사 수입가격이 t당 400달러 중반대인 걸 감안하면 프로판이 100달러 정도 저렴하다.


또, 일반 공장 연료 등으로 사용되는 산업용 LPG 수요도 올 1.4분기 26만6000t으로 전년(20만2000t) 동기보다 30% 정도 급증했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용을 포함한 올 1.4분기 전체 산업용 LPG 수요는 95만6000t으로 전체의 41.6%에 달한다. 그동안 국내 LPG 시장을 이끌던 수송용 수요는 LPG차량 감소 탓에 올 1.4분기 80만6000t으로 전년보다 6% 정도 감소하면서 산업용에 처음으로 추월당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