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도 눈치보기.. 대형건설사 잇단 일정변경
'8.2 부동산대책'으로 주택시장이 냉각되고 관망세로 전환되면서 하반기 분양시장에서 수요자와 매도자간 눈치보기가 치열해지고 있다. 전반적인 주택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8.2대책 이전 같은 흥행이 어려운 것도 분양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은 분양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주택시장 냉각, 조합의 추진 일정변경 등 변수가 많아 일정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규제.시장위축에 일정 변경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올해 하반기(8~12월)남은 분양 물량은 32개 단지, 3만5000여 가구(8월 14일 기준.임대아파트 제외) 수준이다.
주택시장 눈치보기, 조합의 추진일정 변경 등으로 주요 건설사 일부 분양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북아현뉴타운 1-1구역(총 1226가구)을 10월에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측은 "하반기 분양 예정인데 지금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8.2부동산대책 이후 분양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강남포레스트(2296가구) 분양 일정도 당초 8월에서 9월로 늦춰졌다.
삼성물산은 당초 이달 25일 견본주택을 오픈할 계획이었지만 조합과 협의지연으로 9월 중순께로 연기됐다. 일부 조합원은 규제로 추가분담금 중도금 대출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범위에서 가능해져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합도 시장상황 변화 등으로 분양이 부득이하게 9월로 넘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일반 분양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분양심의를 거쳐 추진하고 있으며, 인근단지 수준 이상을 검토하고 있다.
■조합 추진의지도 영향 미쳐
거여마천뉴타운의 거여2-2구역에서 공급되는 'e편한세상 센트럴파크' 분양은 철거지연 이슈로 계속 연기되고 있다. 대림산업측은 지난해 11.3대책에서 '재개발 100% 철거후 분양 규정'이 생겨 거여2-2구역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10월 분양예정이던 동대문구 청량리4구역이 12월께로 연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검찰이 지난 7월 청량리 4구역 재개발 사업추진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청담삼익과 경기도 과천주공 2단지도 일정 지연으로 올해를 넘겨 내년께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 재개발은 조합이 키를 쥔 부분이 많아 조합 의지도 중요하다"며 "집값이 하락세여서 조합이 속도조절하는 곳도 있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변수도 많다"고 말했다.
8.2부동산대책 이후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가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114 윤지해 선임연구원은 "8.2대책 영향으로 주택가격 시세 조정이 이어지면서 분양, 청약, 입주, 거래 등 전반적인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주요지역 재건축시장도 위축 강도가 높아져 향후 분양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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