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숫자로 이야기합니다. 은행과 증권의 IB 시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려 하반기에도 최대치의 성과를 내겠습니다."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 겸 KEB하나은행 IB사업단장인 박승길 전무(사진)는 올해 목표로 잡은 영업이익 870억원를 초과한 1000억원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나금융투자 IB그룹의 영업이익은 7월 말 현재 480억원 규모다. 이는 전년 동기(200억원 규모) 대비 75% 상승한 수치다. 이처럼 괄목할 만한 성과는 박 전무가 올 초 선임된 이후 합리적 제도개선과 은행 및 증권사 간 IB 협업을 주문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조직문화가 다른 양사 IB 직원들을 계속 만나 문제점, 향후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끊임없이 소통했다"며 "직원들의 건의사항을 적극 수용하고 동기를 부여해 함께 영업 현장에서 땀을 흘린 점도 성과에 크게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과 증권 양사 IB를 통합한 이후 사업적으로도 여러 시너지를 발휘했다. 일례로 은행과 증권사 간 인력 교류가 대표적이다. 또한 은행 지점장들이 기업 정보를 제공하고, 본부별 전문가들이 관리를 도맡는 '더블카운팅 제도'를 도입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박 전무는 "하나금융투자 내에 과거 은행지주, IB, 관리직을 거친 인력들을 주축으로 지난 4월 기업RM(Relationship Manager)팀을 신설했다"며 "이들이 그간 20~30년간 기업금융 현업에서 거친 노하우를 토대로 회사채, 유상증자, IPO 등 딜 소싱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단 업무뿐만이 아닌 감성 통합도 업무 능률을 올리는 효자 역할을 했다. 지난 7월 21일 'HFG IB 하나데이'를 개최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비롯,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관계사 경영진이 참여하고 양사 IB 임직원 230여명과 친목·화합의 자리를 가진 것이다. 김 회장이 계열사 IB담당 임직원들을 위한 별도의 행사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지주가 IB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글로벌사업본부'도 신설해 하나금융지주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IB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일 IB그룹 내에 글로벌사업본부와 글로벌구조화금융실을 신설하고 외부에서 외국계 전문가도 영입했다.
박 전무는 "신설된 사업본부 사업영역은 해외 대체투자 실행 및 투자설계, 해외 부동산 등 해외 자산 인수 및 구조화 금융, 해외 자산 유동화, 해외 간접투자 및 관련 상품 개발"이라면서 "최근 대체투자 분야에 업권의 관심이 가장 크고 크로스보더 딜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인력 강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초대형 IB 시대를 맞이해 향후 전략에 대해 묻자 그는 "앞으로도 과도한 덩치 경쟁보단 은행이나 그룹의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서 스마트한 IB 사업을 추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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