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중인 지정감사제 확대 시행의 걸림돌이었던 전임감사인과 당기감사인간 불명확한 책임소재 문제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그동안 제대로된 기준이 없어 회계·감사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전기 재무제표 오류 수정에 대한 실무지침이 마련된데 따른 것으로 이를 통해 이용자 혼란과 지정감사제 확대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의미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회계사회 감사·인증기준위원회는 지난달초 '전기 오류수정에 관한 회계감사 실무지침'을 제정의결했다. 이번 실무지침은 오는 12월 15일 이후 최초로 종료되는 보고기간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부터 적용된다. 그동안 감사를 거쳐 작성되는 사업보고서 등 당기 재무정보와 달리 지난 재무정보의 오류수정은 별도의 규정이 없었다. 이로 인해 이용자 혼란, 책임소재 불분명 등 문제가 지적돼왔다.
실무지침은 또한 전기재무제표를 재발행하는 경우에 재작성된 전기재무제표를 누가 재감사하는지에 따라 당기감사인의 감사보고와 재감사시의 감사보고를 다루도록 했다.
아울러 회사가 전기재무제표를 재발행하지 않고 비교재무제표를 수정한 상황에서 당기감사인이 적합한 감사절차를 수행하지 않은 경우 경영진 및 지배기구와 커뮤니케이션 한 내용을 감사보고서의 강조사항문단에 기재토록 했다.
회계사회 관계자는 "전기오류수정에 대한 당기감사인, 경영진 및 지배기구, 전임감사인 3자간 커뮤니케이션과 전기오류 수정 관련 구체적 지침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무지침은 지정감사제 확대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정감사제가 확대 시행되면 기업의 전기 감사인과 당기감사인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무지침 마련을 통해 지정감사제 확대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정부는 지정감사제 확대를 조속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 및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을 뿐만 아니라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인사청문회 당시 제도 도입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회계사기에 이어 최근 한국항공우주(KAI) 분식회계 의혹까지 발생하면서 지정감사제 도입은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