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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익실현 나선 외국계 운용사 국내은행株 절반 가까이 매도

국내 은행지주사의 주요 주주였던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1년 간 보유주식을 절반 가까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지주사의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자 적극적인 매도로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리소시스 인크(이하 프랭클린)는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였으나 1년 새 지분을 각각 절반 가까이 축소했다.

프랭클린과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하나금융지주 지분은 지난해 8월 8.01%에서 올해 8월 말 4.48%로 감소했다. 또 지난해 9월 8.62%였던 KB금융 지분 역시 8월 말 현재 4.92%까지 줄어들었다.

프랭클린은 2010년께부터 하나금융과 KB금융지주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지분을 8~9% 수준으로 늘렸으나 1년 만에 되판 것이다. 프랭클린은 각 지주사 지분 확대에 대해 "경영참가 목적이 아닌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혀왔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가 많이 올라 외국계 운용사들이 목표 수익률에 도달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프랭클린이 지분을 절반 가까이 줄이는 동안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의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8월 초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2만7000원선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4만5000~5만원을 넘나들었다. 같은 기간 3만5000원 수준이었던 KB금융의 주가도 5만~6만원선까지 올랐다.

이 밖에 프랑스계 BNP파리바도 올해 초 신한지주의 주식을 처분해 지분을 5.22%에서 3.55%로 지분을 낮췄다.


은행지주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외국계 운용사가 대거 주식을 처분했지만 대다수의 외국인은 은행주를 쓸어담았다.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이들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는 동안 프랭클린, BNP파리바 등 외국 '큰 손'들은 차익실현 기회로 삼은 셈이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업종은 은행주"라며 이익 개선이 꾸준한 업종이라고 평가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